안녕하세요. 일년만입니다. 그간 포스팅 해야 할 주제가 없었던 건 아닌데(전시회 관람) 점차 쌓여가다보니 의욕을 잃어서 그만... 그러면서 점차 전시회 갈 의욕도 잃어버리고 말았지 뭐예요... 아무튼 작년 이맘때엔, 슬슬 定家かヅラ가 피는구나 4월이 끝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죠.
이미 제목에도 썼지만, 드디어 교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히려 너무 가고 싶고 너무너무 좋아하니까 선뜻 맘을 먹지 못하겠고 계기를 만들기 어렵고 언제까지고 눈을 돌리고 회피하고 싶은 그런 마음... 네 그런건 저한테만 있겠죠 어흑.. 아무튼 다녀왔어요. 계기는, 좋아하는 아이돌 팀이 도쿄 공연을 온다고 해서 티켓팅을 했는데 보란듯이 떨어지고, 추가 공연을 오픈해줬는데 그게 오사카라서... 일단 신청이나 해보지 뭐; 했는데 붙어버려서 다녀왔어요... 물론 제게 오사카 관광이란 선택지는 없었으니 도착도 교토, 호텔도 교토, 출발도 교토로.
아마 각 스팟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또 따로 포스팅을 하게 될텐데, 전체적인 내용을 잊어버리기 전에 빠르게 가볼까요..
5월 4일 일요일, 아침 6시에 출발하는 신칸센을 타고 8시 반에 교토역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체크인까진 멀어서 짐은 고대로 들고 다녔는데, 어차피 길지 않은 일정이고 날씨도 춥거나 덥지 않아서 짐을 최소화했어요. 저를 맞아주는 교토는 아주 맑고 쨍한 날씨였답니다.
일단 아침을 먹으러 갑시다. 교토역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모닝 세트를 제공하는 곳이 아주 많다고요.
https://tabelog.com/kyoto/A2601/A260101/26000416/
イノダコーヒ ポルタ支店 (京都/カフェ)
★★★☆☆3.40 ■予算(夜):¥1,000~¥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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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군데 후보지 중에 마음에 꽂혀 찾아간 '이노다 커피 포르타 지점'. 사실 신칸센 개찰구에서 바로 나온, 역사 내 八条口支店도 있는데 슬쩍 들여다봤더니 이미 만석이더라고요. 교토 역을 북쪽으로 넘어와서 지하 상가로 들어가면 가장 북동쪽 방향에 있답니다. 내부는 널찍하고, 사람도 비교적 적은데다 전체적으로 현지인 분들이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하고 계셨어요.
저는 저 아름다운 스크램블 에그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京の朝食(1,780엔)을 주문했어요. 물론 따뜻한 커피를 골랐습니다. 예상대로 스크램블 에그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맛이었고, 크로와상도 나쁘지 않았으며, 저 당근조차 달달하게 조려놔서 맛있더라고요..(당근 싫어하는 사람)
다 먹었으면 여유 부리지 말고 당장 다음 스팟으로 이동합시다(?)
물론 사진은 찍고요! 하하. 동서, 남북으로 쭉쭉 뻗은 길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데에다, 그야말로 조방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길거리만 봐도 입꼬리가 히죽히죽거리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향하는 곳은 東寺(とうじ) 도지, 동쪽에 있는 절이라 이름 붙여진 곳입니다. (교토역 기준으로 서쪽에 있지만!! 이 절이! 세워질! 당시에는! 헤이안 궁은 현재 위치보다 훨씬 서쪽에 있었고 그 정면으로 뻗은 주작대로와 나성문 기준으로 동쪽이었기 때문에!! 네에...)
버스나 전철도 찾아보긴 했지만 어차피 도보 이동으로 역까지 왔다갔다 할거 생각하면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더라고요. 그럼 굳이 탈 필요 없지..? 이렇게 길거리가 재미있는데...
그리고 이 곳은 五重塔 오중탑(오층탑)으로 유명합니다. 일본 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물이죠.
하필 날씨도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그리고 마침, 5월 6일까지가 야간 라이트업(유료) 기간이더라고요. 이건 나중을 위한 복선.
진짜 이상한 사람 같지만(새삼) 이런 사진 찍는거만 미친놈처럼 좋아해요....
사실 이런 사진만 잔뜩 찍었지만 원래 목적은 절 구경은 아니고, 매달 첫 일요일에 개최된다는 東寺がらくた市라는 골동품 플리마켓에 가려고 했거든요.
이것저것 다양한 장르(?)들이 있었지만, 저는 역시 천 종류가 땡겨요... 기모노를 사서 리메이크를 할까? 저 캐릭터에는 관심 없지만 천 느낌이 너무 좋네, 저 단추와 세트로 셔츠를 만들고 싶네 같은 생각을 하며 구경을 하다보니,
한 기모노 가게에서, 사이즈 딱 맞는게 있다고 갑자기 입힘 당했어요... 끈이랑 띠도 아주 깔맞춤 해서 아름답게 입혀주시더라고요... 그치만 파란색은 취향이 아니었단 말이예요 흑흑... 그래서 아쉽지만 저건 안 사고 다른 띠(취향임)를 대신 사서 나왔어요...
그러고나니 생각 나는 거예요, 아까 전에 다른 기모노 가게에서 봤던 아름다웠던 기모노 한벌이... 결국 다시 돌아가서 그걸 사고 말았지 뭐예요?
이건 호텔에 돌아가서 찍은 사진이지만, 전체가 검정색인데에 밑단에 저렇게 금은빛으로 빛나는 무늬가 아주 아름답고 화려하게 들어가 있는 기모노였습니다.. 하하. 가게 주인분이 처음에 갔을때도 그거 치마로 만들면 예쁘겠지? 하시더니 다시 갔을때도 그것봐, 내가 말했잖아ㅎㅎ 하시더라고요.. 근데 팔 길이는 짧았어요 힝.. 이거 저한테 짧겠죠? 하니까 그건 너무 욕심이 과하다~~ 옛날엔 평균 키가 155였다구~? 하시더라고요ㅎ 그리고 위쪽에 찍힌 띠가 시착 당한 가게에서 산것! 이것도 아주 반짝반짝 번쩍번쩍 너무 아름답죠...
그리고 이런 종류에도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 그나마 식기류에 관심이 없어져서 다행이지 뭐야.
그렇게 한바탕 구경과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네키네코 오미쿠지를 뽑았어요. 근데 末吉이고 내용도 썩 기쁘진 않아서 부디 나쁜 기운을 물리쳐주시길 바라며 묶어놓고 고양이분만 모시고 돌아왔습니다.
https://tabelog.com/kyoto/A2601/A260604/26024867/
東寺うどん (東寺/うどん)
★★★☆☆3.07 ■東寺うどん ■予算(昼):¥1,000~¥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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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절에서 나오자마자 배가 고파서 바로 근처에 있는 우동/소바 가게 東寺うどん 도지 우동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청어 소바를 주문했어요(1,300엔) 달달한 맛의 국물에, 파는 신선하고 청어도 달짝지근하게 잘 조리되어 있더라고요. 소바면은 특별한건 없긴 했지만. 아, 그치만 아주 쨍하고 더운 날에 뜨거운 국물 음식을 먹는건? 좋은 선택은 아닌것 같습니다ㅎㅎ
https://tabelog.com/kyoto/A2601/A260604/26005892/
御菓子司 東寺餅 (東寺/和菓子)
★★★☆☆3.56 ■予算(夜):~¥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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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바로 옆에 있던 전통 과자가게, 東寺餅 도지모찌에서 白餅, 桜餅, 柏餅(味噌あん) 세 가지를 샀어요. 간사이 지역에 왔으니 간사이풍 사쿠라모찌(도묘지)를 먹어봐야지.. 하고요.
정말이지 하늘은 파랗고 날은 선선하고, 어느 곳을 향해 렌즈를 들어도 모든 곳이 다 그림이 되는 풍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차영차, 西本願寺 니시혼간지를 향했는데요? 뭔가 이상하다? 맞은편에는 龍谷 류코쿠 대학 캠퍼스가 있더라고요.. 저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대학 생활을 보낸다니 너무 좋겠다..
여전히 방황중 (그러나 아름다워)
唐門 가라몬, 당풍으로 만든 문에 도착했어요 하하. 뭔진 모르겠지만 아름다우니 되었다(?) 용, 기린 등 신수의 얼굴 표정이 아주 디테일하게 살아있죠?
저렇게 물이 흘렀던 흔적이 남아있는게 좋더라고요(대체) 나무로 만든건 불타지만, 돌로 만든 수로는 대부분 남아있을테니..
본당 내에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해서, 그 어둑어둑하고 서늘한 분위기가 좋아 한참동안 앉아있었어요.
저, 誰もが、ただ、いてもいい場所라는 캐치프레이즈의 무게가, 그때는 몰랐는데 다른 곳도 이곳저곳 둘러 본 후의 지금은 뼛속까지 와 닿는 것 같네요ㅎㅎ
정말 고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라, 이곳 저곳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구경하면서 사진까지 찍을 수 있었어요.
비록 구조는 약간 다르다고는 해도, 寝殿造 형식의 건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고, 건물 사이를 잇는 회랑을 직접 걸어보기도 하고.
문에 그려진 그림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고...
대나무 발도 구경하고...
널찍한데 정말 사람이 별로 없죠? 하하
그러고 나니 서적을 파는 공간이 있길래 흠? 가볍게 구경이나 할까? 하고 들어갔다가 그만... 제가 사랑하는 그것을 발견해버리고 만 것이예요..... 三十六歌仙集 포스트카드 세트!! 아마 저 중에 두어 개는 직접 본 것 같은데? 흠; 아무튼 님아 왜 여기계세요... 생각했는데 아니 그러고보니 西本願寺 출토품이라고 들었던 것 같기는... 해.... 엄맴매... (아무 생각 없이 여기까지 온 사람)
물론 당장 질렀습니다... 현재 소장처는 각지에 흩어져 있어 이걸 이렇게 한꺼번에 모인 형태로 손에 넣을 수 있을줄은 저도 몰랐죠..? 아 너무 즐거워라
자, 이제 서쪽을 보았으니 동쪽으로 이동합시다. 영차영차.
아, 조방제 도시구획 너무 좋다... 오래된 건물 너무 좋다... 사람도 별로 없어 너무 좋아...
제가 또 이상한 방향으로 왔나요? : 네
동쪽으로 크게 돌아야 제대로 된 입구가 있어용. 이쪽은 물이 아직 살아있더라고요.
잉어도 살고 있구
역사적인 뭐시기 터라고 하길래 일단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놓음 헤헤. 나중에 꼭 아~~~ 그때 그거!!! 하게 된다고요.
도착했습니다. 東本願寺 히가시혼간지, 서쪽과 세트로.
그런데? 뭔가 입구부터 분위기가 다르군.. 하고 느끼기 시작..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이쪽은 금빛으로 이미 번쩍번쩍 하고 계시네요)
그래도 이런 디테일 볼 수 있는건 좋아
아무래도 사람이? 니시혼간지보다 많은 것 같죠??
냅다 탈출.
여긴 좀 더 규모 있고 그럴듯한 기념품 상점이 있길래 들어가봤더니, 캐릭터 굿즈를 만들어 두시고 간식 종류도 팔고 계시길래 ㅎㅎ 재미있다ㅎㅎ 하고 돌아서 나왔어요... 껄껄
히가시혼간지는 끝(?)
교토는 어떻게 시내버스도 택시들도 귀엽고 예쁘더라고요 헤헤
아 그리고, 조방제 형식으로 쭉쭉 뻗은 길도 그렇고 그 길 끝에 초록으로 푸르른 산이 보인다는 것도 '교토다!!' 싶은 포인트였어요. 그래서 정말이지 길만 걸어도 재미있더라고요.
https://tabelog.com/kyoto/A2601/A260101/26024537/
駿河屋 (京都/たい焼き・大判焼き)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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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 앞의 전통과자점, 駿河屋 스루가야. 지나가던 길에 아저씨가 뭘 사고 계시길래 저도 냉큼 옆에 서서 わらびあん 하나를 주문했는데, 기다리고 있으려니 아저씨가 柏餅를 가리키면서 이걸 사야한다고 하시길래 잉.. 미소랑 팥이랑 뭐가 더 추천이예요? 하니까 흠~~ 글쎄~ 하시더라ㅎㅎ 아무튼 그래서, 미소는 이미 다른 가게에서 샀으니 こしあん을 덕분에 하나 더 사봤습니다 허허.
그리고 이제 호텔에 들러서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다 훌렁훌렁 벗어버리고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오사카역 앞에서, 화단 꽃도 만박 컨셉으로 꾸며놓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런 기분.. (만박에 관심 1도 없는 사람)
공연.. 보고 왔어요ㅎ 스탠딩인데 제법 괜찮은 자리에서 봄ㅎㅎ 아니 근데 요즘 공연들은 다 스마트폰 촬영 허락해주는 분위기더라고요ㅠ 어차피 저는 스마트폰 화질에 기대가 없어서 그냥 딱 하나만 찍어봤어요.....ㅎㅎ
제 최애는 아름답고 아니 네 명 모두 다 아름답고 실력도 훌륭하고 힝 넘 재밌었어요ㅠ
시간이 애매해서 공연이 끝난 후엔 바로 교토역으로 돌아왔는데, 그러고나니 문 연 가게가 몇 없어서 또 한동안 방황하다가 겨우 들어간 쿠시야키 가게.
https://tabelog.com/kyoto/A2601/A260101/26006664/
個室空間 炭火焼鳥 宝や 八条口店 (九条/居酒屋)
★★★☆☆3.09 ■【個室(5名~)あり】本格炭火焼鳥・京野菜が自慢。最大60名様受付・貸切可能! ■予算(夜):¥3,000~¥3,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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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에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간 곳에 있는 宝や 다카라야. 저는 여기서 생맥주 한 잔과 교토 절임야채 모둠 한 접시랑, 꼬치 튀김 다섯 종류를 주문했습니다. 마, 가지, 닭고기 완자, 새송이버섯, 오이고추. 역시 절임야채가 맛있더라고요(??)
아니 사실 올해 2월 초에 홋카이도에 1박으로 다녀왔는데 일행들이 어디 가고 싶냐, 뭘 하고 싶냐 물어도 그냥 징기스칸을 먹고 초밥을 먹고 빵과 우유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맥주를 마실 수 있으면 그 외의 일정은 뭐든 좋아요😃 같은 소리를 했고 진짜진짜로 그랬었는데... 교토? 딱히 뭘 먹고 싶다는 마음은 안 드는 것 같네요... 괜찮은 커피나 주세요... 그런 기분이라서 먹을 것에 크게 신경 안 쓰고 그냥 근처에서 적당한데 들어가곤 했더니, 몸은 꽤나 편했어요ㅎㅎ 기대가 없으니 실망할 일도 없고? 아무튼 여기도, 절임야채는 좋았고 그 외 다른 것들은 무난하게 괜찮은 가게였습니다ㅎㅎ 사실 마감 직전이라 20분 후에 라스트 오더고 50분 후에 마감인데 괜찮으시겠어요? 하셨는데 라스트 오더 물으러 온 순간 저는 이미 완벽하게 끝낸 후였습니다 우하하.
그리고 호텔로 컴백~~ 오늘의 전리품! 東寺에서는 오미쿠지와 세트인 마네키네코와, 경내 벚나무로 물들였다는 팔찌를 샀습니다. 이 팔찌는 당장 다음날부터 저의 모든 일정을 함께해주셨죠.
그리고 西本願寺에서 불경 읽으시는 키티님은 다른 분께 강제 선물용으로 샀구, 마스킹테이프 가챠가 있어서 하나 뽑았는데 보라색! 이번 여행의 컬러 컨셉은 보라색이었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三十六歌仙集 포스트카드 세트!
아니 첫날이 일정 가장 적었는데 이것만 해도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으앙ㅠ 일단 여기서 마무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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