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里は 冬ぞさびしさ まさりける 人目も草も かれぬと思へば
やまざとは ふゆぞさびしさ まさりける ひとめもくさも かれぬとおもへば
- 源宗于朝臣
[현대어 해석]
山里は、冬になるとさらに寂しさが募るものだった。尋ねる人もいなくなり、草も枯れてしまうものだから。
산 속 마을은 겨울이 되면 더욱 적적함이 쌓이는 것이었다. 찾아오는 이도 없고, 초목도 모두 시들어 버리고 마는 계절이라.
源宗于朝臣(みなもとのむねゆきあそん)(?~940)의 시입니다.
어제였던 12월 22일은 일년 중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짓날이었습니다. 팥죽은 드셨나요? 저는 팥이 들어간 빵을 사 먹고.. 부랴부랴 팥죽을 끓여 왔습니다. 대충 집에 있던거 털어서 떡도 두 조각 넣고요.. 그리고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그 다음날은 크리스마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면 올 한해가 마무리 됩니다.
속세(?)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시끌벅적하지만, 저는 12월 초부터 전반 반 개월 동안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감사했던 분들께 선물을 드리기도 하는 등 바쁘게 지내고 이미 마무리 하는 시기로 들어선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는 일년 중에서도 꽤 좋아하는 행사이기는 한데, 당일 보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그걸 핑계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 하는 걸 좋아하는듯 하고, 정작 크리스마스 전후는 조용히 보내는 것 같아요. 연말연시 연휴도 마찬가지입니다. 귤 한 박스를 쟁여 놓고, 만화책이나 읽고 싶었던 책을 한 무더기 사서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요.
그런 저의 겨울의 기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싶어 골라봤습니다. 천년 전에 쓰여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떤 기분으로 이런 시를 읊었을지 공감이 제법 됩니다. 산 속 마을은 아니지만, 연말연시 연휴 동안 모두가 제각기 돌아갈 곳으로 떠나고 난 도시 풍경은 제법 적적하고 고요한 분위기이니까 말이예요. 저는 물론, 싫어하지 않습니다.
이 시에는 本歌가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 和歌는 시를 두고 또 시를 쓰기도 하고, 그걸 병풍으로 그리기도 하는 등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 또한, 소재가 되는 다른 시가 있고 그걸 일종의 패러디(?)해서 쓴 시가 되는 셈이죠. 本歌본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秋くれば 虫とともにぞ なかれぬる 人も草葉も かれぬと思へば
あきくれば むしとともにぞ なかれぬる ひともくさばも かれぬとおもへば
가을이 오면, 벌레가 우는 소리에 맞춰 같이 울게 되네. 사람도 풀들도 모두 시들어 가니.
藤原興風(ふじわらのおきかぜ)의 시입니다. 이 사람의 다른 시 또한 백인일수 34번에 실려 있습니다. 먼저 쓰여진 이 시에서는 가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을 또한 제법 적적함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지만,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니 한층 더 쓸쓸함이 더해진 것만 같은,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까지도 느껴집니다. 아마 무네유키는 그래서 「まさりける」라고 표현한게 아닐까 싶어요. 가을의 쓸쓸함을 노래한 원래의 시 내용에 더해,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니 쓸쓸함 또한 더해졌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감정의 깊어짐을 담으려 한 것만 같습니다. 짧은 시 안에서 그러한 감각들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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