かささぎの 渡せる橋に おく霜の 白きを見れば 夜ぞ更けにける
かささぎの わたせるはしに おくしもの しろきをみれば よぞふけるける
- 中納言家持
[현대어 해석]
かささぎの羽を重ねて作り、七夕の日に織姫と彦星が渡ったと言われる橋。冬の空に浮かぶ天の川のその橋に霜のように散る星々を見ると、夜が更けたのが感じられる。
칠석날 직녀와 견우가 만날 수 있게 까치들이 날개를 맞대어 만든 다리. 겨울 하늘에 떠오른 은하수의 그 다리에도 새하얀 서리처럼 별들이 반짝이는걸 보니, 밤이 깊었네.
中納言家持(ちゅうなごんやかもち)(718?~785)의 시입니다.
かささぎ는 까치를 가리킵니다. 한국에서는 까마귀보다 까치가 더 친숙한 반면, 현대 일본에서는 까치보다 까마귀가 더 일상과 친숙합니다. 길거리에도 흔하게 보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는 까마귀는 흉조인 반면 아침부터 까치 울음소리가 들리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길조로 여겨지죠.
이 시에서 읊고 있는 '까치가 만들었다는 그 다리'는 한국인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오작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매해 칠월 칠석이 되면 견우(彦星)와 직녀(織姫)가 은하수를 건너 만날 수 있도록 까마귀와 까치들이 서로의 몸을 맞대어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하죠. 이는 본래 중국에서 전해 오는 설화입니다. 같은 설화가 일본에도 전해졌고, 작자는 겨울의 별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작교에도 하얗게 서리가 내린 걸 보니 겨울이구나, 하며 감상에 젖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별도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은하수(The Milky Way)란 지구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The Galaxy)의 중심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구와 태양계는 우리 은하 전체를 보면 꽤 외곽에 위치하고 있죠. 은하수, 즉 은하의 중심부는 지구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궁수자리와 전갈자리의 중심 부분에서 가장 또렷하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궁수자리와 전갈자리는 한여름 밤 하늘을 수놓는 대표적인 별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여름 밤하늘의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직녀성(거문고자리 알파별 베가)과 견우성(독수리자리 알파별 알타이르)이 위치하고 있죠.
그렇다면 家持가 올려다본 겨울 밤 하늘에는 은하수가 없었던 걸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은하는 마치 납작한 접시를 두개 맞대어 겹쳐놓은것처럼, 가운데가 볼록하고 양 옆으로 길다란 형태를 띄고 있으니까요. 은하수는 은하의 중심부의 중력에 의해 별들이 유난히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밝게 보이고 있고, 조금 더 떨어진(?) 곳은 마치 밴드처럼 길다랗게 이어져있죠. 그래서 충분히 어두운 겨울 밤 하늘에서도 은하수를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오리온자리이고, 아래쪽에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입니다. 북반구에서 발견되는 가장 밝은 별이죠. 덧붙이자면 왼쪽은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으로,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까지 세 별을 이은 삼각형을, 겨울의 대삼각형이라고 합니다. 마침 이 계절이라면 금방 발견할 수 있을테니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 보세요.
특히 여름의 대표적인 별들(물론 직녀성과 견우성도 포함됩니다!)이 거의 머리 꼭대기, 높은 곳에 떠오르는 반면에 겨울의 대표적인 별들은 유난히 더 밝게 빛나기도 하고 가볍게 고개를 들면 바로 보일 정도의 높이에 떠오른답니다. 뿐만 아니라, 오리온자리나 플레이아데스 성단(일본에서는 스바루, 라고도 불리죠) 등 정말 화려한 별들이 겨울 하늘을 빼곡히 수놓습니다. 분명 家持도 그렇게 밝게 빛나는 겨울의 별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 여름이 지나고 겨울 은하수에도 서리가 내리는 겨울이 왔구나, 하고 느낀 게 분명합니다.
저 또한 날짜를 잊고 살다가도 어느샌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오리온 자리가 떠오르면, 어느새 겨울이 왔구나, 또 밝은 별들을 잔뜩 감상할 수 있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니까요.
천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니, 새삼스럽게 신기하지 않나요? 지금 보는 이 하늘을, 그 시대 사람들도 똑같이 올려다보고 같은 생각을 했다니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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