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歌이야기/百人一首 백인일수

백인일수 17. ちはやぶる / 在原業平朝臣 아리와라노 나리히라

센. 2013. 2. 2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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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www.ashinari.com/)

ちはやぶる 神代かず 竜田川 からくれなゐにくくるとは
 ちはやぶる かみよもきかず たつたがわ からくれないに みずくくるとは
                                                    - 在原業平朝臣

[현대어 해석]
不思議な事の多かったと言われる神々の時代でさえ聞いた事がなかった。竜田川が(紅葉の)唐紅色に色染めているとは。
신비한 일이 많았다고 전해 내려오는 신들의 시대에 조차도, 타츠타 강물이 이렇게 타오를듯이 붉게 물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네.

 

17번, 在原業平(ありわらのなりひら)(825-880)의 시입니다. 나리히라는 六歌仙육가선・三十六歌仙삼십육가선으로 손꼽히는 한명으로, 16번의 작자 行平유키히라의 이복동생입니다. 황족 출신으로 문예에 뛰어나고 훌륭한 외모를 갖추어 '절세 미남의 풍류 재자'로 여겨지곤 합니다. 당대에서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흩뿌렸다고 합니다.. 후대의 紫式部 무라사키 시키부가 쓴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의 주인공, 光源氏 히카루겐지의 모델 중 한명으로 추측하곤 합니다. 뿐만 아니라 伊勢物語 이세모노가타리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져 있죠. 

 

이 시는, 그러한 나리히라가 竜田川 타츠타 강에 단풍이 흘러가는 모습이 그려진 병풍을 보고 읊은 노래라고 합니다. 이 시대에는 와카를 소재로 병풍화를 그리거나, 또 그렇게 그려진 병풍화를 보고 찬양하는 와카를 읊거나 하는 문화가 귀족들의 놀이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타츠타강은 奈良나라현에 있는 강으로,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풍의 명소로 높은 위상을 자랑합니다. 
이처럼 실제 지명이 와카 속에 등장하는 것을 歌枕 우타마쿠라 라고 합니다. 이 우타마쿠라에는, 실재하는 공간도 있고 실재하지 않는 공간도 있으며, 일본 내 뿐만 아니라 중국의 설화로부터 전해져 온 지명 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지명을 본 사람도 보지 않은 사람도 비슷한 풍경을 떠올리게 하죠. 타츠타 강을 와카 속에 등장시키면, '아, 단풍이 유명하다는 그 곳이구나, 그럼 이 시는 가을-혹은 그와 관련된 시상-을 노래하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하는거죠.
실제로 이 와카 속에는 '단풍' 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래를 읊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타츠타강이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타는 듯 붉은 빛으로 물든 타츠타강, 이라고 노래하면 단풍이 강물을 가득 메워 타는듯이 아름다운 그 풍경을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이 와카는 풍경을 노래하는 듯한 문장 속에 실제로는 사랑하는 상대를 향한 정열적 마음을 숨겨두었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그 상대로 여겨지는 것이 藤原長良후지와라노 나가요시의 딸 高子こうし로, 清和天皇세이와 천황의 황후였습니다. 연인이었던 그가 입궁하게 되며 나리히라는 병풍의 정취를 노래하는 것으로 꾸며, 자신의 불타는 듯한 마음을 숨겨 두었던 것입니다.
붉게 물든 강물 사이로, 신분이 달라져 사랑을 숨겨야만 했던 나리히라의 마음이 엿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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