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歌이야기/百人一首 백인일수

백인일수 62. 夜をこめて / 清少納言 세이쇼나곤

센. 2013. 2. 2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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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www.ashinari.com/)

 

夜をこめて鳥のそら音ははかるとも よに逢坂の関は許さじ

                                                              - 清少納言

[현대어 해석]

夜がまだ明けないうちに、鶏の鳴き真似で人をだまそうとしても

函谷関ならともかくこの逢坂の関はけっして許しません。

 

62번, 清少納言(966?-1027?)의 시입니다.

세이쇼나곤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한시, 和歌 등에 고루 능했습니다.

그녀는 一条天皇의 皇后 定子의 女房로, 42번 清原元輔의 딸이었습니다.

그녀의 조부 또한 백명의 가인에 속한 36번의 작자 深養父로, 대대로 유명한 학자 집안이었습니다.

또한 세이쇼나곤은 자신의 저작 '枕草子'로 유명하죠.

현대에 그 제목의 의미를 알기는 어려우나 일종의 에세이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의 이야기를 하자면 빠질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藤原行成입니다.
이때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쇼나곤의 저작 枕草子에 자세히 쓰여있습니다.
당시 頭弁이었던 유키나리는 쇼나곤과 친분을 쌓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밤, 쇼나곤을 찾은 유키나리는 담소를 나누던 중 일이 있어 바쁘다며 급히 돌아가버립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쇼나곤에게 도착한 편지에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닭이 재촉하는 바람에'

더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는 내용이 쓰여져 있었죠.
이에 대해 쇼나곤은 '사기'에 있는 중국의 고사를 인용해

'그 울음소리는 (밤중에 닭을 흉내내어 맹상군이 열려고 했던)函谷関의 소리' 였을거라 응수합니다.
유키나리는 거기에 다시 '내가 그렇게 열고 싶은것은 당신의 逢坂의 관문'이라 답하죠.


쉽게 말해 유키나리는 쇼나곤을 향해 추파를 던진것과도 같았으나,

쇼나곤은 그에 대해 콧방귀를 뀌며 이 와카를 써서 보냅니다.
도도한 그녀.

 

 

여기까지 본다면 중국의 고사를 이용한 재치넘치는 대화지만,
여기에 답장으로 유키나리가 써서 보낸 와카가 가관입니다.


逢坂は 人越えやすき 関なれば 鶏鳴かぬにも あけて待つとか
현대어 해석도 필요없겠습니다. 있는 그대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만.

逢坂란 것은 실제로 京都府와 滋賀県 경계에 위치한 곳이지만,

'逢う'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掛詞로 사용되어 사랑의 관문, 마음의 관문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즉, 유키나리는 쇼나곤을 향해

당신의 마음은 매우 가벼우므로 굳이 닭 울음소리를 흉내내지 않아도 곧 열릴걸요, 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둘의 대화가 그대로 枕草子에 남아있는 덕분에

현대에 유키나리는 소위 '헤타레오토코'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만,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거죠, 뭐.
그러게 누울 자리는 가려보고 발을 뻗읍시다.

 

아무튼 清少納言과 藤原行成의 경우, 枕草子뿐만 아니라

유키나리가 남긴 일기, 権記에도 많은 자료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이야기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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