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安 중기를 대표하는 두 고전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와 枕草子마쿠라노소시입니다.
이 작품의 작자는 각각 紫式部무라사키시키부와 清少納言세이쇼나곤으로,
그녀들은 동시대의 정치적 라이벌 관계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紫式部는 百人一首 57번의 작자, 清少納言은 百人一首 62번의 작자이기도 합니다.
이 둘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점도 들어,
紫式部は腐女子、清少納言はブログ女라는 농담까지 생길 정도인데요.
그만큼 동시대를 살았던 두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이나 작품세계에서도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활동했던 시기는 藤原 가문의 摂関政治가 절정을 맞이했던 藤原道長의 시대입니다.
이에 관련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으니 천천히 하도록 하고.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もののあはれ와 をかし라는 개념입니다.
앞에서 源氏物語와 枕草子라는 두 작품을 언급했습니다만,
바로 이것이 각각 もののあはれ와 をかし의 감정을 최대한으로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源氏物語란 もののあはれ의 정수에 있는 작품이라 일컬어집니다.
이 개념을 제시한 것은 江戸시대의 국학자 本居宣長입니다.
もののあはれ란 사물을 보았을 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감동을 가리킵니다.
대상에 대해 마음 속 깊이 애절하게 느끼고, 여운이나 연민을 느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源氏物語에서 그리고 있는 源氏와 많은 여성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윤리나 도덕적 기준으로 따지지 않고, 보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もののあはれ적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토오리에 따르면 源氏의 행동은 일반 상식으로 본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겠지만,
문학 속에 그려져 있는 것은 일반 사회의 통념적 가치와는 다르기 때문에
'좋은 것을 좋게, 나쁜 것을 나쁘게, 슬픈 것을 슬프게, 애틋한 것을 애틋하게'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문학을 제대로 즐기는 법이며 もののあはれ를 깊이 안다는 것입니다.
もののあはれ란 이처럼 유교적・불교적인 권선징악 개념이나 도덕적 잣대에서 벗어난
인간 본성의 진실에 더욱 가까운 순수한 감정을 가리킵니다.
문학의 본질이란 마음 속으로 생각한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에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일본인의 순수한 정신이라고 모토오리는 주장합니다.
이러한 もののあはれ적 정서가 일본인들의 정신에도 영향을 끼쳐
그들은 선악의 기준은 절대적인 도덕관념이나 윤리적 잣대에 두지 않고
철저히 사물을 보는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 바로 をかし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清少納言의 枕草子에 주로 나타나고 있는 감정입니다.
枕草子는 자연이나 인간사 등에 걸친 쇼나곤 본인의 관심이나 체험, 감상 등을 자유롭게 적어내려간
일종의 수필집으로 볼 수 있습니다.
もののあはれ가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했을 때 생겨나는 주관적이며 내면적인 애절한 감정이라면,
をかし는 밝고 명랑한 느낌을 줍니다.
이것은 대상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바라보았을 때 느끼는 지적이며 현실적인 감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이고 비평적이며, 주지적인 특성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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