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11세기 초, 平安 헤이안 중기인 1001년의 문학 작품으로 百人一首 62번의 가인이기도 한 清少納言 세이쇼나곤이 쓴 일종의 에세이집입니다.
이는 紫式部 무라사키 시키부의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와도 동일한 시대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두 작품이 함께 비교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세이쇼나곤도 무라사키 시키부도, 一条天皇이치죠 천황의 두 황후의 궁녀로 함께 입궐 했기 때문에 동시대의 라이벌 같은 관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세이쇼나곤은 中宮定子(ちゅうぐうていし)의, 무라사키 시키부는 中宮彰子(ちゅうぐうしょうし)의 궁녀였습니다.
이 두 작품을 비교하여 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는 もののあはれ 모노노아와레의 문학, 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をかし 오카시의 문학이라고 불리죠.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이쪽으로.
특히 이 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궁에서 세이쇼나곤이 생활하며 생각한 것들, 겪은 것들을 적어내려 간 내용으로 자신이 섬기던 주인 中宮定子를 향해 바치는 찬가(?)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반드시 定子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고, 쇼나곤이 직접 겪은 일이나 과거의 추억 이야기, 자연이나 인생에 대한 생각 등을 적어내려갔습니다. 그의 글은 무척이나 구체적이면서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치 작가가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枕草子는 발문을 포함해 300단 전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1단, 「春はあけぼの」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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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はあけぼの。やうやう白くなり行く、山ぎは少しあかりて、紫だちたる雲の細くたなびきたる。
夏は夜。月のころはさらなり。やみもなほ、ほたるの多く飛びちがひたる。また、ただ一つ2つなど、ほのかにうち光て行くもをかし。雨など降るもをかし。
秋は夕暮。夕日のさして山の端いと近うなりたるに、烏(からす)の寝どころへ行くとて、三つ四つ、二つ三つなど飛びいそぐさへあはれなり。まいて雁などのつらねたるが、いと小さく見ゆるはいとをかし。日入りはてて、風の音、虫の音など、はたいふべきにあらず。
冬はつとめて。雪の降りたるはいふべきにもあらず。霜のいと白きも、またさらでも、いと寒きに、火などいそぎおこして、炭もてわたるもいとつきづきし。昼になりて、ぬるくゆるびもて行けば、火桶の火も白き灰がちになりてわろ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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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새벽녘. 차츰 하얗게 동이 트면 산기슭은 약간 밝아져, 보랏빛 구름이 길다랗게 드리워진다.
여름은 밤. 달이 떠 있으면 더욱 훌륭하다. 달이 없는 깜깜한 밤이라도, 반딧불이가 잔뜩 날아다니고 있는 것은 좋다. 또한, 어렴풋이 한 두 마리가 날아 다니는 것도 좋다. 비가 내려도 좋다.
가을은 저녁 무렵. 노을이 산 끝 가까이 내려 앉을 즈음, 까마귀가 둥지를 향해서, 서너마리, 혹은 두세마리 씩 무리지어 날아가는 것 조차 마음을 울린다. 더욱이, 기러기 같은 새가 줄지어 날아가는 것이 저 멀리 자그마하게 보이면 더욱 좋다. 해가 들어 가고 나면,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같은 것들이 주변에서 들려 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겨울은 이른 아침. 눈이라도 내리면 두말 할 것도 없다. 서리가 새하얗게 내려 앉은 것도,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무척이나 추운 아침에 불을 급히 때어 올리고 숯을 들고 이곳 저곳으로 서두르는 것은 겨울 아침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해가 뜨고 낮이 되어, 추위가 점차 사그라들면 불이 잦아 들고 난 화로 안의 숯에 하얀 재가 눈에 띄니 이는 아름답지 않은 풍경이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가 보았을 풍경이 눈 앞에 떠오르는 것만 같고, 그가 궁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적혀 있고, 자연스레 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호감이 생겨나더라고요. 순수하게 재미 있어서 피식, 웃기도 하고 세이쇼나곤이 느낀 감각을 적은 문장들을 읽으면 깊게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혹은 제가 느껴보지 못한 것에 대해 감각이 확장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천년 간 살아남은 텍스트의 힘이란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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