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분류 되는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枕草子 마쿠라노소시에 대해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죠.
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오늘날, 아래 네 가지 계통의 판본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三巻本(さんかんぼん)
能因本(のういんぼん)
前田本(まえだぼん)
堺本(さかいぼん)
앞 두 가지 판본은 수필적 형식의 단과 세이쇼나곤의 궁정 생활을 적어 내려간 일기 형식의 단이 섞여 있는 형식인데에 반해, 뒷 두 가지 판본은 수필적 형식과 일기적 형식을 각각으로 나누어 재편한 형식입니다.
이 중 현대에 들어 고전문학 전집류 등에 널리 채택되고 있는 것은 三巻本입니다. 한편, 에도시대에 가장 널리 퍼져 있던 것은 能因本으로, 에도시대 초기에는 고활자판古活字版이, 뒤이어 정판본整板本이 출판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계통의 본문을 기반으로 「枕草子傍注」나 「枕草子春曙抄」와 같은 주석이 덧붙여진 서적도 발간됩니다. 특히 후자인 「枕草子春曙抄」는 근대에 이르러서도 가장 널리 활용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게 됩니다.
잠깐 덧붙이자면, '활자판(活字版)'은 한 글자씩 새긴 활자를 이용해 인쇄하던 기술로, 일본 내에서는 1592년부터 약 50년 동안 활용된 인쇄 방법을 말합니다. 1592년은.. 임진왜란이 있던 해죠. 조선에서 가져간 동활자와 동활자본을 통해 널리 자리잡게 된 인쇄 방법입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입니다. '정판본(整板本)'은 한 장의 판에 한 페이지의 내용을 조각하여 인쇄하던 기술을 말합니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 방식입니다.
마쿠라노소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요즘 제가 사서 읽고 있는 마쿠라노소시 원문 및 현대어역이 함께 실린 ちくま学芸文庫의 책은, 1674년(이후)에 발간된 北村季吟(きたむらきぎん)의 枕草子春曙抄(まくらのそうししゅんしょしょう)를 본문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能因本을 근간으로 주석을 붙여 펼쳐낸 책입니다.
총 12권으로 이루어진 枕草子春曙抄 디지털 자료를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wul.waseda.ac.jp/kotenseki/html/bunko30/bunko30_e0094/index.html
사실 오늘 포스팅을 쓰게 된 건, 아마존에서 국회도서관 복각판 마쿠라노소시 ebook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수 있길래 궁금해서 사본 게 그 시작이었는데요..
뒤늦게 알게 된 건, 국회도서관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해당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도서관 내 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라이브러리화 작업을 했고, 그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아마존 킨들 버전으로도 저렴하게 판매를 시작한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저렴한 가격이기도 하고, 애초에 이걸 사지 않았다면 이것저것 알아보는 걸 시작하지 않았을거라 후회는 없습니다 하하.
그래서 이게 어떤 판본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겸사겸사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디지털화 되어 공개된 자료들이 꽤나 많더라고요?
아, 첫 궁금증에 대한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국회도서관 판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주는데가 없고 아마 異本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힝구.. 그러나 글씨는 찾은 자료 중에 가장 제 취향으로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서예 시작한 보람이 있다 우하하
이것은 국문학연구소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입니다. 能因本으로 명시해주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기쁘네요...
https://kokusho.nijl.ac.jp/biblio/200017197/8?ln=ja
국서 데이터베이스에 각 소장자료와 소재지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헤헤. 이걸 보고 아마 국회도서관 소장자료는 異本인게 아닐까, 하고 추측했어요.
https://kokusho.nijl.ac.jp/work/58571?ln=ja
규슈 대학에서는 두가지 판본을 소장하고 있어 무척이나 자부심이 강하신것 같더라고요(?)(근데 그럴만함..) 따로 소장자료 해설문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글을 많이 참고했죠 헤헤. 두 판본 모두 디지털 자료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十三行古活字版으로 고활자판 인쇄로 에도 초기에 발간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총 5권 중 4권만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枕草子 마쿠라노소시 제목의 표기가 枕双紙 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 물론 국회도서관 소장본도 枕草紙라고 표기하고 있는걸 보면, 제법 다양한 표기법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https://catalog.lib.kyushu-u.ac.jp/opac_details/?lang=1&amode=11&bibid=1001427972
그리고 두번째는 慶安 2년, 즉 1649년에 교토의 澤田庄左衛門에 의해 출판된 整板本입니다. 본문만으로 이루어진 정판본 마쿠라노소시로써는 유일하게 현존하는 서적이라고 하네요. 그럼 이 책 외의 다른 판본은 전부 고활자판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의문이 풀렸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주석서 枕草子春曙抄 본문에도 큰 영향을 끼친 판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 春曙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걸 보면 能因本으로 추정됩니다.
https://catalog.lib.kyushu-u.ac.jp/opac_details/?lang=1&amode=11&bibid=1001339400
덧붙이면, 규슈대학 부속도서관에서는 이 두가지 판본 뿐만 아니라, 1674년 발간된 주석서인 清少納言枕双紙抄(清少納言枕草紙抄) 또한 디지털데이터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春曙抄의 명성에 밀려 빛을 보기는 어려웠으나, 마쿠라노소시 주석서로써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春曙抄와 같은 해이거나 그 이전 발간)
https://catalog.lib.kyushu-u.ac.jp/opac_details/?lang=1&amode=11&bibid=1001427999
교토대학 부속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자료는 에도시대 초기에 발간된 谷村文庫의 고활자판입니다. 寛永 간에이 시대(1624~1628) 중에 발간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에서 소개한 규슈대학 소장본 十三行古活字版과 같은 활자를 이용한것 같죠??? 신기하다
https://rmda.kulib.kyoto-u.ac.jp/item/rb00010889/explanation/makura
그 외에도, 能因本 전문을 디지털 텍스트화 시켜 둔 페이지도 발견했는데, 개인이 작업하신거라고 합니다.. 어떤 분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하시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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