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잡담

10년만의 근황

센. 2023. 12. 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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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10년 만이라는게 새삼스럽게 신기하네요..

10년 간 여러가지 일들이 있기는 했으나, 갑자기 불타올라 예전에 썼던 이 블로그를 찾아보니 마침 정확히 10년 전인거라 해가 바뀌기 전에 부랴부랴 글을 써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 싶어졌습니다.

 

덧붙이자면, 기왕이면 당시에 여러가지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조금 더 어깨의 힘을 빼고 여러가지 글들을 기록으로 남겨뒀어도 좋지 않았나?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서만 그런 후회의 말을 할게 아니라, 언제든 지나고보면 과거가 되는 이 순간도 마찬가지일테니 나중에 다시 들춰 보고 싶어질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편안하게 기록을 남겨보려고요.

 

 

그래서 말입니다만, かな書道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한달이 채 되지 않았죠.

영상에서 배경으로 깔려 있는건  枕草子의 오디오북(Audible판).

 

그리고 최근 읽고 있는 책은 ちくま学芸文庫판 枕草子(원문&현대어역).

 

상&하권이 있는데, 한번에 사 버리면 안 읽고 방치 당할것만 같아서.. 일단 당장은 도서관에서 상권만 빌려 오며가며 읽는중.

덕분에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책도 좋더라고요. 각 장 별로 원문+현대어역+설명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왜 그렇게 번역 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디테일하고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어 하시는게 꽤나 제 취향임.. 저랑 비슷한 카테고리의 사람인듯함.. 특히, 가장 유명한 1장은 흔히들 「(冬は)つとめて」로 알고 있는데, 사실 많은 판본에서 해당 단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원문은 무척이나 짧은 글이지만 또렷하게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데, 아마 그런 맥락에서 더해진 단어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해주심.

덕분에 현대어역 파트가 굉장히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튼 재밌어요. 원문 읽고 현대어역 읽고 원문이랑 비교하며 읽고 설명문 읽게 되니 읽는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요... 연말연시 연휴 동안 열심히 읽어야지

 

 

또 뭐 있지?

 

아, 서예 도구(붓 제외) 넣을 파우치도 만들었습니당. 근데 너무 빡빡하게 만들어서 벼루가 안 들어갈것 같지 말입니다..

 

연보라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枕草子 1장을 떠올리며 만들었더니 연보라색으로 만들 수 밖에 없더라고요 하하.

뜨개는 최근 취미로 하고 있는데(대바늘/코바늘) 자수는 전혀 관심 없다가도, 역시 좋아하는걸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려고 하면 그것까지도 손을 대게 되네요.

저는 늘 그런 사람이었으니, 새삼스럽게 생각할 일도 없이 이렇게 확 불타올라 에너지가 넘쳐 흐를 때 내 경험의 폭을 최대한 넓혀놔야겠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또 뭐가 있냐면, 1/4부터 1/28까지 고필 전시회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名古屋의 徳川美術館에서.. 저는 나고야가 도쿄보다 오사카에 더 가깝다는걸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지 뭐예요. 대충 시즈오카보다 쪼꿈 더 멀리 있는줄 알았지 뭐야.. (주변 일본인들한테 혼났음..)

 

아무튼, 혹할만한 소장품도 많고(애초에 이 미술관엔 源氏物語絵巻도, 일본 내 어떤 박물관/미술관보다 가장 많은 수를 소장하고 있음) 마침 지금 딱! 전시회를 한다고 하니 어쨌든 가야겠죠? 지금 안 가면 언제 가.. 뭐 후쿠오카 정도로 먼 지방이면 좀 생각해보겠는데 나고야 쯤이면 갈만 하겠죠.. 같은 생각으로 모든 것이 시작된다 하하.

 

당일 아침 출발&당일 밤 도착을 전제 조건으로 일정을 짜려고 보니, 고속버스는 체류 시간이 2시간 밖에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렌터..카..? 빌릴까...? (편도로 약 6시간..) 내 체력이 버틸까..? 했는데 또 주변 일본인들한테 혼났음.. 하나는 신칸센으로 예약하래요. 그래서 출발편을 신칸센 타고 도착편을 고속버스로 할까 하고요. 체력 보전을 위해.

새삼 신칸센 비싸고 빠르더라고요; 약 10만원에 2시간 걸림. 참고로 고속버스는 약 4~5만원에 5시간 정도.

휴, 슬슬 티켓 예약 해야지. 밥도 한 끼 정도는 먹고 와야겠어요. 뭐가 유명하지? B급 구루메..?

 

 

이 블로그에선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저는 枕草子의 清書納言과 権記의 藤原行成를 좋아하는데, 行成가 새삼 三蹟 중 한명이라서 서예를 배우는게 더 재밌지 뭐예요. 우연히 찾아 간 제 선생님도 아마 行成 계열이신거 같아용. 첫 체험 수업 날 어쩌다 관심을 가졌냐, 앞으로 어떤 식으로 공부하고 싶냐, 하는 이야길 하면서 보통은 百人一首를 예쁘게 한 수 씩 써서 완성 하는 것도 많이들 한다, 쉽고 재밌으니까 그 정도로 만족을 얻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다른 길 하나는 고필 직접 보고 공부하면서 배경까지 알려고 하는 것인데… 라고 설명 하시는데 이미 저는 눈을 반짝이고 듣다가 예 그거요(끄덕끄덕) 그거 너무 재밌을거 같아요 제발요(끄덕끄덕) 이런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재밌어요. 매일 한 시간 이상씩 글씨 연습 하는 중임. 새삼 저는 스스로 뭔가를 하는걸 제일 좋아함. 단순히 보고 읽고 재밌다~ 가 아니라 스스로 하는거요. 진짜 새삼스럽지만... 네.

 

 

 

하나만 더 추가해야지. 古筆 캘린더가 매해 나온다더라고요. 나는 원래 캘린더(프라이빗용)를 안 쓰기도 하고 캘린더 부분이 너무 못생겼길래.. 계속 살지 말지 고민하고, 엊그제 서예 용품점 가서도 고민하다 왔는데 역시 사야할것 같음... 선생님도 사서 걸어놓고 늘 보면 보는 눈이 좋아진다고 하셨음 흑흑.. 사고 올게용..

 

그래도 12 작품 중 3 작품이 제 최애분이면 나름 살 만 하지 않나???? 그리고 전시회 정보로 가득 채우려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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