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がため 惜しからざりし いのちさへ 長くもがなと 思ひけるかな
きみがため おしからざりし いのちさへ ながくもがなと おもひけるかな
- 藤原義孝
[현대어 해석]
あなたのためならこの命も惜しくなかったのに、こうして逢瀬を遂げた今はいつまでも長く生きていたいと思うようになってしまった。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 목숨 하나쯤은 아깝지 않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당신을 직접 만나고 난 지금에는 영원처럼 함께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네.
藤原義孝(ふじわらのよしたか)(954~974)의 시입니다. 겸덕공, 후지와라노 고레타다의 아들이자 서예가로 명성을 떨친 후지와라노 유키나리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집정 하에서 관직 생활은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젊은 나이였던 요시타카 19세 때(972년)에 아버지 고레타다가 사망했고, 불심이 깊었던 요시타카는 불교에 귀의하고자 하지만 같은 해에 갓 태어난 아들 유키나리를 내버려둘 수 없어 그대로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그 2년 후인 974년에, 21세의 나이로 당시 유행했던 천연두에 걸려 형 挙賢 다카카타와 같은 날 병사 하고 맙니다. 한편으로는 시를 짓는 것은 물론, 용모도 무척이나 빼어나고 성품도 뛰어나 '앞으로도 이 같은 사람은 나타나지 않겠지' 하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무척이나 사랑해오던 여성과 드디어 만남이 성사되어 밤을 보낸 그 날, 그 때까지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목숨 따위는 바쳐도 좋다고 여겨왔는데, 서로 통하고 나자 더욱 마음이 깊어져 함께 앞으로의 시간을 오래오래 살아가고 싶다, 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마냥 간직해왔던 사랑하는 마음이 결실을 맺자, 다른 방식의 사랑으로 그 모양새가 바뀌었다는 걸 노래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갓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귀엽고 싱그러운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그러나 동시에, 요시타카가 결국 무척이나 젊은 나이인 21세에 병을 얻어 사망했음을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파 오기도 합니다. 창작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삶을 아깝게 여기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일종의.. 클리셰 같은 걸까요? 물론... 실제로 살았던 사람의 삶을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겠지만.. 그러나 그의 일생을 떠올려 봤을 때 이 시가 또 다른 각도로 읽히게 되는 것만은 분명하니, 어쩌면 백인일수를 편찬한 후지와라노 테이카의 의도가 담겨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和歌이야기 > 百人一首 백인일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인일수 33. ひさかたの / 紀友則 기노도모노리 (1) | 2024.01.19 |
---|---|
백인일수 31. 朝ぼらけ / 坂上是則 사카노우에노고레노리 (0) | 2024.01.13 |
백인일수 45. あわれとも / 謙徳公 겸덕공, 후지와라노 고레타다 (0) | 2024.01.09 |
백인일수 15. 君がため / 光孝天皇 고코 천황 (1) | 2024.01.07 |
백인일수 97. 来ぬ人を / 権中納言定家 곤츄나곤사다이에, 후지와라노테이카 (1) | 2024.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