ひさかたの 光のどけき 春の日に しづ心なく 花の散るらむ
ひさかたの ひかりのどけき はるのひに しづこころなく はなのちるらむ
- 紀友則
[현대어 해석]
のどかな光が降り注いでいる春の日なのに、なぜ桜の花は心も落ち着かずに散ってしまうのかな。
이렇게 평화롭게 볕이 내리쬐는 봄날에, 어찌하여 벚꽃 잎은 차분한 마음 없이 떨어져 버리는 걸까.
紀友則(きのとものり)(845?~907)의 시입니다. 기노 도모노리는 40세까지도 관직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시를 짓는 것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이미 알려져 있어 궁에서 주최하는 시 경연 등에 참가하곤 했다고 합니다. 897년이 되어서야 관직에 진출했는데, 이후 그는 사촌 지간인 기노 츠라유키 등과 함께 古今和歌集 고금와카집의 편찬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금집의 완성은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네요.
「ひさかたの」는 日・月・空 등에 붙는 枕詞 마쿠라코토바입니다. 여기에서는 햇볕 光에 대한 수식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이 시에서는 벚꽃 잎이 져서 떨어지는 한가로운 봄날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아마 못해도 4월 중순(양력) 즈음일까요? 그치만 저는 볕이 내리쬐는 평화로운 날, 이라고 하면 역시 겨울날이 떠올라요. 현대인의 생활 형태 때문이겠지만(?) 커다란 발코니 창문 밖으로 뻗은 창문 덕분인지, 한여름에는 전혀 볕이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지만 해가 낮게 뜨는 한겨울에는 쨍하고 맑은 날에는 유난히 볕이 방 안 깊숙이까지 들어오거든요. 물론 해가 가장 낮게 뜨는 동짓날 전후가 가장 방 안 깊은 곳까지 따뜻한 볕이 들어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고양이가 노릇노릇하게 볕에 구워지고 있고(?) 가끔 눈이 부실 정도예요. 이제는 벌써 침대까지는 볕이 안 들어올 정도가 된게 아쉬우면서도, 또 봄이 다가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약간 설레는 기분도 들고 그렇습니다.
이 시를 읊은 도모노리는 어땠을까요? 따뜻한 볕에 기분이 좋은 한편, 벚꽃잎이 허무하게 져버리는건 또 아쉬운 마음이 들었겠죠? 「しづ心なく」는 아마, 그러한 본인의 기분을 표현한 구절인 것만 같습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겨울 아침의 낮고 노란 볕이 기분이 좋아 이 시를 드디어(?) 포스팅 해봅니다. 며칠 간 꽤 춥더니 아침 저녁으로도 제법 따뜻해지기도 했어요. 벌써 여기저기 매화 꽃이 피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가까운 공원으로 꽃 사진을 찍으러 나가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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