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歌이야기/古今和歌集 고금와카집

고금와카집 1. 年の内に / 在原元方 아리와라노 모토카타, 2. 袖ひちて / 紀貫之 기노츠라유키

센. 2024. 2. 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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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나)

にけり ひととせを こぞとやはむ 今年とやはむ
としのうちに はるはきにけり ひととせを こそとやいはむ ことしとやいはむ

                                                     - 在原元方

[현대어 해석]
年が変わる前に、春が来てしまったのなら昨日までの日は去年と言えばいいのか、今年を言えばいいのか。
해가 바뀌기 전에 입춘 날이 와버리다니, 지나 온 이 한 해를 작년이라고 해야할런지, 올해라고 해야할런지.

古今和歌集 巻一:春上 고금와카집 권1, 봄 상권에 실린 1번, 在原元方(ありわらのもとかた)(?~?) 아리와라노 모토카타의 시입니다. 아리와라노 모토카타는 아리와라노 나리히라의 손자입니다. 사실 오늘, 2월 4일이 입춘(立春)이라고 하길래 부랴부랴 포스팅을 해봅니다.
고금와카집은 봄 노래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첫번째 노래입니다. 이 시는 詞書 고토바가키에 'ふるとしに春たちける日よめる' 지나는 해에 온 입춘 날에 읊었다, 하고 시가 지어 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입추에 대해 이야기 한 지난 포스팅에서도 설명했지만, 설 립 자에 봄 춘 자를 써서 '입춘 立春'이라고 쓰는데 이걸 일본어에서는 春立つ, 라고 풀어서 쓰며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금와카집보다 이전 시대에는, 万葉集 만엽집에 아스카 시대 유명 가인인 柿本人麻呂(かきのもとのひとまろ) 가키노모토노 히토마로가 입춘에 대해 읊은 시가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동일하게 春立つ 라고 표현하고 있죠. 이 이후로 고금와카집을 포함하여 많은 와카에서 입춘을 노래한 시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입춘은 태양력을 기준으로 셈합니다. 오늘은 양력 2월 4일입니다. 동시에 음력으로는 12월 25일이죠. 아직 해도 바뀌지 않은, 겨울이 한창일 때입니다. 헤이안 시대에는 음력을 기준으로 날짜를 세었는데, 1월 1일부터 3월 말일까지를 봄으로, 4월 1일부터 6월 말일까지를 여름으로, 마찬가지로 7월부터 9월을 가을, 10월부터 12월을 겨울이라고 여겼습니다. 설날(구정)과 함께 봄이 찾아 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은 봄이 일어 서 온다는 '입춘'이지만, 날짜로 따지면 아직 봄이 시작하기 전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앞에서 소개 한 시를 읊은 날도, 2024년 올해처럼, 음력 1월 1일이 지나기 전에 봄이 찾아와 버린 날입니다. 양력과 음력 사이에서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이 애매한 며칠 간을, 지난 해에 붙여야 할지 내년에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 만 합니다. 

ひちて むすびし こほれるを 春立今日やとくらむ
そてひちて むすひしみつの こほれるを はるたつけふの かせやとくらむ

                                                     - 紀貫之

[현대어 해석]
袖をひたしてすくった水が凍っているのを、立春という今日の吹く風は溶かしてくれるだろうか。
소매를 적시고 손 안에 머금었다 얼어 버린 그 물도, 입춘이라고 하는 오늘 부는 바람이 녹여줄런지.

이어지는 2번, 紀貫之(きのつらゆき) 기노 츠라유키의 시입니다. 이 시 또한 詞書 고토바가키에 'はるたちける日よめる' 봄이 선 날(입춘)에 읊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입춘 날짜가 해가 바뀐 후에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날씨는 아직 제법 추운 시기였을겁니다. 실제로 오늘은.. 요 며칠 좀 따뜻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또 굉장히 추워졌거든요.
그런 계절을 지나면서 '봄이 일어 서 온다'는 오늘 불고 있는 이 바람은, 지난 계절 동안에 소매를 적시고 나서 손 안에 머금었다가 추운 겨울 동안 얼어버렸던 그 물 또한 녹여줄까, 하는 봄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봄에 부는 따뜻한 바람을, 동쪽에서 불어오는 동풍, 샛바람이라고 말합니다. 헤이안 시대에도 비슷하게 봄바람을 곧 동풍으로 여겼습니다. 이는, 공자의 '예기 禮記'에서 묘사 된 '東風解凍' 이라는 개념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동쪽에서 불어 오는 봄바람이 겨울의 얼음을 녹인다는 의미입니다. 츠라유키의 이 시에서는 이것을 아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입춘과 이 '동풍해동' 개념을 연결한 것은 츠라유키가 그 시작이었다고 보는 설도 있고... 하는 이야기는,

https://tsukuba.repo.nii.ac.jp/records/5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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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ukuba.repo.nii.ac.jp

'헤이안 와카에 있어서 입춘 노래의 전개' 라는 위 논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법 재미있더라고요. 고금와카집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집에 실린 시를 소개하고 있어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아무튼, 음력으로 따지면 아직 해가 바뀌지 않은 오늘이지만, 입춘이 온 만큼 봄이 한 발자국 성큼 다가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지금도 창밖에선 살벌한 바람 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말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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