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和歌集(こきんわかしゅう) 고킨와카슈, 고금와카집은 헤이안 시대에 편찬된 가집으로 전 20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천황의 명을 받아 만들어진 '칙선 와카집'으로써는 가장 첫 가집입니다. 보통은 古今集(こきんしゅう) 고킨슈, 고금집으로 줄여 부르곤 합니다. 잠깐 사족을 달자면.. 저는 워낙 이것에 익숙해 古今이라는 글자를 보면 こきん이라고 읽게 되는데.. 이건 이 경우에만 이렇게 읽고, 보통은 ここん이라고 읽는게 맞다고 하더라고요..? 뭐지 날 향한 덫인가..? 아무튼..
고금와카집은 醍醐天皇 다이고 천황의 명으로 편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에는 이미 나라시대 후기에 성립된 万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엽집이 있었는데, 가나 서문의 내용에 따르면 이 만엽집에 실리지 못한 옛 시대의 시부터 당시 시대의 와카까지를 골라, 904년 4월 18일에 천황에게 헌상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존 하는 고금와카집에는 이 이후에 지어진 시도 실려 있어, 실제 완성된 것은 914~915년 경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이 고금와카집의 편찬자는 총 네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紀友則기노 도모노리, 紀貫之기노 츠라유키, 凡河内躬恒오오시코우치노 미츠네, 壬生忠岑미부노 다다미네 입니다.
이러한 고금와카집은, 여러가지 판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藤原定家후지와라노 테이카에 의한 필사본인 定家本에 따르면 총 20권에 1111수가 실려 있습니다. 이전에도 포스팅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정식으로 다시 소개하자면, 이 고금와카집에는 두 가지 서문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나는 히라가나로 쓰여진 仮名序(かなじょ) 가나 서문, 다른 하나는 한문으로 쓰여진 真名序(まなじょ) 마나 서문입니다. 전자는 紀貫之기노 츠라유키가, 후자는 紀淑望기노 요시모치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권두에 가나 서문, 권말에는 한문 마나 서문이 덧붙여져 있지만, 이는 판본에 따라서 순서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나 서문에 대해 조금 자세하게 이야기하자면, 당시에 '和歌'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물론 뿐만 아니라, 당대 유명했던 가인들과 육가선으로 선정한 가인들에 대한 평가도 싣고 있습니다. 가나 서문 본문은 꽤 길기 때문에, 초반 일부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やまとうたは、人のこゝろをたねとして、よろづのことのはとぞなれりける。よの中にあるひと、ことわざ、しげきものなれば、心におもふ事を、みるものきくものにつけて、いひいだせるなり。はなになくうぐひす、みづにすむかはづのこゑをきけば、いきとしいけるものいづれかうたをよまざりける。ちからをもいれずしてあめつちをうごかし、めに見えぬおにかみをもあはれとおもはせ、をとこをむなのなかをもやはらげ、たけきものゝふのこゝろをもなぐさむるはうたなり。
このうた、あめつちのひらけはじまりける(時)よりいできにけり。しかあれども、よにつたはれることは、ひさかたのあめにしては、したてるひめにはじまり、あらがねのつちにしては、すさのをのみことよりぞおこりける。ちはやぶるかみよには、うたのもじもさだまらず、すなほにして、ことのこゝろわきがたかりけらし。人のよとなりて、すさのをのみことよりぞ、みそもじあまりひともじはよみける。
かくてぞはなをめで、とりをうらやみ、かすみをあはれび、つゆをかなしぶこゝろことばおほく、さまざまになりにける。
とほきところもいでたつあしもとよりはじまりて年月をわたり、たかき山もふもとのちりひぢよりなりて、あまぐもたなびくまでおひのぼれるごとくに、このうたもかくのごとくなるべし。
야마토우타는 사람의 마음을 그 씨앗으로 하여, 만개의 잎(言の葉)으로 언어가 되어 돋아 난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이리저리 매인 것이 많아, 마음 속에 떠오르는 것을 눈 앞에 보이는 것이나 귀로 들리는 것을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꽃을 보고 우는 휘파람새나, 물 속에 사는 개구리의 소리를 들으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어찌 노래를 읊지 않는 것이 있을까. 힘을 들이지 않고 천지를 움직이게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을 향해서도 안쓰러운 마음을 느끼게 하고, 남자와 여자 사이 또한 가까이 만들고, 용맹스러운 무장의 마음까지도 위로하는 것이 노래인 것이다.
이 노래라는 것은, 천지가 열릴 때에 태어났다. 그러나 이 세상에 전해지는 것은, 빛이 쏟아지는 천상에 있어서는 下照姫(したてるひめ)의 노래에서 시작해, 금빛 찬란한 지상에 있어서는 素戔嗚尊(すさのおのみこと)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그 오랜 신들의 시대에는 노래를 표현하는 글자도 아직 자리잡지 않아, 꾸밈 없이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노래 한 덕에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고 한다. 인간들의 시대가 되어 비로소, 素戔嗚尊(すさのおのみこと)로부터 서른 개 하고 한 글자의 노래를 읊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하늘을 나는 새를 부러워하고, 안개를 처연히 여기고, 이슬을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과 그를 담아내는 말들이 많아지고 노래 또한 다양한 것들이 읊어졌다.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집을 나서는 발걸음으로부터 시작해 긴 시간들을 쌓아 나가고, 높은 산들도 산기슭의 티끌과 진흙으로부터 태어나 구름이 걸릴 만큼 높은 산이 되는 것처럼, 이 노래 또한 이것과 마찬가지로 점차 더 커져 갈 것이다.
倭歌, やまとうた라는 말로 당시의 시가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는 당시 일본인들이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 倭(やまと) 야마토에서 기인한 말로, 이 시대 이전에 있었던 한문으로 된 '한시漢詩'와 대척점에 있는 존재로써 '일본스러운 것'으로 이 노래들을 인식하고 가꾸어 나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노래들이 어떤 것을 소재로 하여 어떤 감정들을 담아내고자 했는지 또한 알 수 있죠. 사실 「ひさかたの」 「あらがねの」 「ちはやぶる」 등, 시에서 주로 활용되는 枕詞 마쿠라코토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또한, 과연 시에 능통한 츠라유키가 시에 대한 경외심을 담아 적은 글이구나,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본권의 구성은 각 계절별 노래, 축하를 목적으로 읊어진 것, 이별에 관한 노래, 여행에 관한 것, 사랑, 애상, 잡가 등 각 주제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중 약 40퍼센트가 '작자 미상'으로 남아 있으며, 편찬자 4인의 노래가 약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고금와카집이 편찬된 이후로 칙명에 의해 국가 차원에서 와카집을 편찬하는 것이 일종의 전통으로 자리잡게 되므로, 그 시작을 열어 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枕草子 마쿠라노소시에서도, 이 고금와카집을 외우는 것이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는 교양으로 여겨졌다는 서술이 있고,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 속에도 고금와카집에 실린 많은 시가 인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금와카집은, 현재 60종이 넘는 사본의 종류가 남아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후지와라노 테이카에 의한 定家本입니다. 테이카본보다 이전의 것들은 서예적 가치가 높은 것 또한 무척이나 많습니다. 특히 현재에 서예를 배우는 사람들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교본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 또한 차차 소개해 나가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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