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安이야기/枕草子 마쿠라노소시

마쿠라노소시 제221단. 人の硯を引き寄せて、다른 사람의 벼루를 빌려다가,

센. 2024. 2. 9. 11:07
반응형

(사진출처:https://unsplash.com/)

第二二一段。

人の硯を引き寄せて、手習ひをも、文をも、書くに、「その筆、な使ひ給ひそ」と言はれたらむこそ、いと侘びしかるべけれ。打ち置かむも、人悪ろし。猶、使ふも、生憎なり。然、覚ゆる事も知りたれば、人のするも、言はで見るに、手など、良くも有らぬ人の、さすがに、物書かまほしうするが、いと良く、使ひ固めたる筆を、怪しの様に、水勝ちに、差し濡らして、「こはものややり」と、仮名に、細櫃の蓋などに、書き散らして、横様に、投げ置きたれば、水に、頭は、差し入れて、伏せるも、憎き事ぞかし。然れど、 然、言はむやは。人の前に居たるに、「あな、暗。奥、寄り給へ。」と言ひたるこそ、又、侘びしけれ。差し覗きたるを、見付けては、驚き、言はれたるも。思ふ人の事には有らずかし。

다른 사람의 벼루를 빌려다가 잠깐 글씨 연습을 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에 '잠깐만. 그 붓은 쓰지 말아줘' 하는 말을 들으면 어쩌면 좋을지 꽤나 당황스러울 것이다. 손에 들고 있는 붓을 그대로 내려두는 것도, 겸연쩍다. 물론, 그 말을 듣고도 그대로 쓰는 것도, 얄궂다. 나는 그런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내 붓을 쓰려고 하면 아무 말 앉고 그 사람이 하려는대로 두고 보지만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손놀림이 좋지 않은 사람이 유난히 더 글씨를 쓰고 싶어 하며 내 손에 알맞게 길들여 둔 붓을, 이상한 붓이라는듯이 벼루에 물을 넣고 먹도 제대로 갈지 않은 채로 붓을 담그고는 「こ・は・も・の・や・や・り」같은 의미도 없는 가나 글자를, 긴 궤짝의 뚜껑 같은데에 휘갈겨 쓰고는, 붓을 옆으로 던져두면서 붓끝은 그대로 담가진 채로 방치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얄밉다. 그렇지만, 그렇대도 그 붓을 쓰지 말아 달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랴. 또,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지만, 글을 쓰고 있는 사람 앞에 마침 내가 있을 때에 '어머, 어두워서 글을 쓸 수가 없네. 좀 더 안쪽으로 가보셔요' 하는 말을 들었을 때엔 정말이지 견딜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글씨를 쓰고 있는 사람을 내가 들여다 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선 '아이, 깜짝이야' 하듯이 불만을 늘어놓는 것도 무척이나 민망해서 도리가 없었다. 이는, 내 연인에게서 들은 말은 아니다. 


붓과 벼루에 대한 글입니다. 요즘 제 안에서 붓 이슈가 진행중이라(?) 전반 부분이 굉장히 공감되더라고요.

사진에 찍힌 것만 벌써 붓이 네 자루인데, 두 자루 더 있어요.. 제일 아래 있는 붓이 새로 산 건데 아직 용기가 안 나서 개시를 못..했다가 지금은 개시를 하긴 했습니다. 흑흑 손이 벌벌 떨려요 늘(?) 물론 선생님이 붓은 소모품이다, 라는 말씀을 늘 하긴 하시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렇지가 않잖아요?

제 붓은 그런 상황이지만, 요 며칠 새에 어쩌다보니 남이 붓을 쓰는 상황을 두 번이나 목격하게 되었는데.. 한 명은 새 붓을, 한 명은 잘 길들여진 붓을, 그만 끝까지.... 풀이 먹어서 단단해진 부분을 꺾어서......... 그.... 산발된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것 같은 상태를 만들어버리더라고요 허허... 물론 용도에 따라서는 의도적으로 그런 상태의 붓을 쓰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걸 보는 제 마음이 으아악.. 아악.. 하고 들리지 않는 비명을 지르게 되더라고요; 둘 다 제 소장품은 아니었으니 조용히 지켜봤지만... 그래서 이 단의 내용이 더욱 공감 되는 것 같았어요. 남의 붓을 빌려 쓰는 경우가 있을때 그런 말을 듣는 건 민망하니까 타인에게는 굳이 아무 말 안 하고 입 닫고 있겠지만, 미리 그럴 상황이 되리란 걸 알고 있다면 잘 길들여 놓은 붓이 아닌 이미 은퇴 시킨 붓을 준비할 것 같네요. 하하하. 

근데 또 한편으론, 펜도 비슷하지 않나요? 저만 그럴수도 있겠지만, 저는 주로 쓰는 펜이 딱 한 자루 있거든요. 몸통과 리필 심이 별개로 되어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5색 펜인데, 그러다보니 늘 그것만 쓰고 그게 제 손에 제일 익숙해서, 누가 빌려달라고 하는 상황을 대비해 제가 쓰지 않는, 사은품 등으로 받은 펜을 쟁여 놔요... 제가 쓰는 펜은 남의 손 타는 거 싫어서ㅎ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제가 좀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멀게 여기는 사람인것 같기도 해요... 약간 심리적 결벽증이라고 해야할까..

紫式部図(部分) 伝谷文晁 / 도쿄 국립박물관

이건, 19세기 에도시대에 그려진 무라사키 시키부 그림인데, 문방사우가 디테일하게 그려진 자료라 첨부해봤어요. 물론 제 기분으론 시키부 말고 세이쇼나곤 그림을 첨부하고 싶었지만! 하하. 쇼나곤은 참고로, 대나무 발을 들어 올리고 있는 그림이 메이저예요. 언젠가 소개하겠지만, 마쿠라노소시 후반부에 실린 中宮定子와의 에피소드를 적은 단이 제일 첫 단인 「春はあけぼの」와 양대산맥을 이룰 정도로 유명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표현된 쇼나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가장 많습니다. 첫 단은 쇼나곤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기보단 어디까지나 화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웠겠죠? 그런 반면, 시키부는 '긴 소설을 썼다'는 특징으로 인해 이런 식으로 문방사우와 함께 그려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새삼스럽지만 '문방사우'란 글을 쓸 때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 종이, 붓, 먹, 벼루를 가리킵니다. 일본어에서도 같은 말을 쓰기는 하지만 주로 文房四宝라고 해요. 네 친구와 네 보물의 차이는 제법 재미있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