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安이야기/枕草子 마쿠라노소시

마쿠라노소시 제136단.「頭の弁の御許より」'도노벤께서 가져다주시랍니다'

센. 2024. 1. 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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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s://unsplash.com/)

第一三六段。

「頭の弁の御許より」とて、主殿司、絵など様なる物を、白き色紙に包みて、梅の花の、いみじく咲きたるに付けて、持て来たる。「絵にやあらむ」と、急ぎ、取り入れて、見れば、餠餤(へいだん)と言ふ物を、二つ並べて、包みたるなりけり。添へたる立文(たてぶみ)に、解文(げもん)のように書きて、

  進上(しんじやう)、餠餤(へいだん)、一包(ひとつつみ)。例に依りて進上(しんじゃう)、如件(くだんのごとし)。
  少納言殿に

とて、月日、書きて、「任那成行(みまなのなりゆき)」とて、奥に、「この男は、自ら参らむとするを、昼は、かたち、悪ろしとて、参らぬなり」と、いみじく、をかし気に、書き給ひたり。御前へ参りて、御覧ぜさすれば、(中宮定子)「めでたくも、書かれたるかな。をかしう、したり」など、誉めさせ給ひて、御文は、取らせ給ひつ。(清少納言)「返り事は如何、すべからむ。此の餠餤(へいだん)、持て来るには、物などや取らすらむ。知りたる人もがな」と言ふを、聞こし召して、(中宮)「惟仲(これなか)が声、しつる。呼びて、問へ」と宣はすれば、端に出でて、「左大弁に、物聞こえむ」と、侍して、言はすれば、いと良く、麗氏腕、来たり。「有らず。私事など。若し、此の弁、小納言などの許に、斯かる物、持て来たる下部などには、することや有る」と問へば、(平惟仲)「然る事も、侍らず。唯、留めて、食ひ侍る。何しに、問はせ給ふ。若し、上官の中にて、得させ給へるか」と言へば、「如何は」と、答ふ。唯、返しを、いみじう赤き薄様に、「自ら、持て詣で来ぬ下部は、いと、戻道(れいだう)なり、となむ見ゆる」とて、めでたき紅梅に付けて、奉るを、即ち、御座しまして、(行成)「下部、候ふ」と宣へば、出でたるに、(行成)「然様の物ぞ、歌詠みして、致せ給へると、思ひつるに、美々しくも、言ひたりつるかな。女、少し、「我は」と思ひたるは、歌詠みがましくぞ有る。然らぬこそ、語らひ良けれ。麻呂などに、然る事、言はむ人は、かへりて、無心ならむかし」と宣ふ。(清少納言)「則光(のりみつ)、なりやす」など、笑ひて、止みにし事を、殿の前に、人々、いと多かりけるに、語り申し給ひければ、「(藤原道隆)「いと良く、言ひたる」となむ、宣はせし」と、人の、語りし。此こそ、見苦しき我誉めどもなりかし。

어느 날, '도노벤님께서 가져다주시랍니다' 라며, 主殿司 도노모즈카사가 유키나리님으로부터 전달 받은 것을 가지고 와 주었다. 그림인가 그런 것을, 하얀 종이에 감싸고, 무척이나 훌륭하게 핀 매화 나무 가지에 엮어두었다. '그림인가' 하고 생각하며 다급히 그걸 받아 들고서 열어 보자, 놀랍게도, 餠餤(へいだん) 헤이단이라고 하는 것을 두 조각 나란히 감싸둔 것이었다. 거기 함께 있던 立文(たてぶみ) 길다란 편지는, 解文(げもん)과 같은 형식으로,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헌상, 헤이단, 한 꾸러미. 평소대로 전술과 같이 헌상드립니다.
 쇼나곤 님께.

이런 식으로 쓰고, 그 뒤에 날짜도 적어, '미마나노 나리유키' 라고 서명까지 적혀 있었다. 게다가 그 다음엔 '이 미마나노 나리유키라는 자는, 스스로 찾아 뵈려고 했으나, 낮에는 모습이 영 볼품 없어서 부끄러운 바람에 방문드리지 못합니다'라며, 무척이나 아름답고 고상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내가 바로 황후님 계신 곳으로 가서 이걸 보여드리자, '어머, 어쩜 이렇게 훌륭하게 쓰셨을까. 정말이지, 재미있는 장난에 공을 잔뜩 들이셨네' 하시며, 유키나리 님의 취향을 칭찬하시며 이 편지는 황후님께서 가져 가셨다. '답장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이 헤이단이라는 걸 가지고 온 자에게도 뭔가 포상을 해야할지요. 이런 때의 관례를 잘 알고 있는 자가 있으면 좋을텐데요' 하고, 내가 곤란해 하고 있는 것을 황후님께서 들으시고선 '아아, 마침 적당하네요. 左代弁 사다이벤의 목소리가 들려요. 그는 태정대신의 관리니까 이런 일은 잘 알고 있을거예요. 그를 불러서 물어 보시지요' 하고 말씀하시길래, 내가 황후님 방의 끝에 나가서 '사다이벤에게, 황후님께서 말씀이 있으십니다' 하고, 시종을 통해 말을 전하자, 무척이나 훌륭한 모양새로, 아름답게 단정을 한 후 惟仲 고레나카가 찾아 왔다. 나는, '사실은, 황후님께서 용건이 있으신건 아니고, 제가 물어볼 일이 있어서였습니다. 혹시 알고 계신다면 말이지만, 만약에 弁官 벤칸이나 小納言 쇼나곤 같은 분들께 이런 물건을 가지고 온 시종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고 묻자, 고레나카는 '특별하게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대로 받아서 먹어버리면 되는거죠. 왜 굳이 그런걸 물으시는 겁니까. 혹시나, 태정관 관리인 누군가에게 받으셨는지요.' 하고 말하길래 '그럴리가요' 하고 적당히 둘러댔다. 그래서, 무척이나 붉은 색의 얇은 종이에, '그러면 기껏 解文(げもん) 형식으로 적은 것도 물거품이네요' 하는 의미를 담아서, '스스로 가지고 오지 않는 시종은 무척이나, 戻道(れいどう), 즉 길을 반대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라고 적어 그 편지 색에 맞춰 아름다운 홍매화에 엮어 이 편지만 전달했더니, 유키나리님이 즉각 이쪽으로 찾아 오셨다. '시종이, 찾아 뵈었습니다' 하고 말하시길래, 내가 나가서 맞이하자 유키나리님은 '풍류 있는 얇은 종이가 도착했길래, 분명 당신의 시가 적혀 있을거라고 생각했더니, 이렇게나 훌륭하게 이런 답장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군요. 여성분들은, 조금이라도 '나 정도면' 하고 자신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자못 가인인 체 하며 시 한 수를 금세라도 보내 올텐데 말입니다. 그렇지 않은, 당신같은 여성이야말로, 이야기를 나누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 저 같은 사람을 향해서 그러한 답가를 보내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오히려 눈치가 없는, 풍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저는 항상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하고 말하신다. 나는 '유키나리님 정도 되는 교양인이, 시를 잘 모르는 橘則光 다치바나노 노리미츠 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말을 하시는군요' 하고 말하며, 그때는 웃으며 마무리 되었는데, 유키나리님이 그 이후에 무려 이 일을 황후님의 아버지이신 관백 후지와라노 미치타카님 앞에서, 다른 사람들도 많이 모려 있는 곳에서 이 일의 전말을 상세히 말씀 드렸다고 한다. '미치타카님이, '세이쇼나곤은, 정말이지 훌륭하게 답장을 했군' 하고 말씀하셨다' 라는 말을, 나는 또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것이었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여기 적는 것도, 마치 자화자찬 같아서 무척이나 꼴보기 싫은 모양새가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마쿠라노소시 136단 입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둘의 대화나 주고 받은 편지 내용이 귀엽죠? 자 이제 이 글에 나오는 것들을 하나씩 알아볼까요?

유키나리님께서 餠餤(へいだん) 헤이단이라는 간식거리를 쇼나곤에게 보내옵니다. 헤이단은, 당나라에서 유래한 간식거리인데 定考(こうじょう) 혹은 列見(れっけん) 이라고 하는 의식 때(정확히는 다음 날 아침)에 고관들에게 하사되는 간식이었다고 합니다. 定考(こうじょう)는 매해 8월 11일에 6위 이하 각 관리들의 재능과 근무 성적들을 고려해 승진할 사람들을 골랐고, 列見(れっけん)은 매해 2월 11일에, 앞의 날에 고른 후보자들을 세워놓고 대신들이 기량이나 용모를 다시 선출하는 날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또한 매해 4월 7일에는 앞의 두 행사에서 선출된 최종 후보자들을 적절한 관직, 계급에 나누어 천황께 올리는 擬階の奏(ぎかいのそう)가 뒤이어 행해졌다고 합니다.

헤이안 시대 한자-일본어 사전이었던 和名類聚抄를 참고하면, 거위나 오리의 아이, 나물 등을 함께 찐 것을 떡으로 된 주머니 형태에 넣고 사각형으로 자른 것,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마 현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떡 주머니 안에 계란과 야채를 넣었다고 생각하면 크레이프나, 밀전병이나, 야채 호빵..? 그런 것에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요. 왼쪽은 일본의 화과자 가게인 虎屋 도라야에서 재현한 형태인데요.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의 재현 형태를 보면 역시 얇은 밀전병에 내용물을 넣어 말아놓은 형태도 꽤 있더라고요.
이러한 간식 거리가 평소에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테고, 앞에서 말한 행사의 다음날 아침에 고관들에게 하사되었던 거라면, 이 날은 2월 12일이었을까요? 음력 2월 중순이라면 확실히, 매화가 잔뜩 피어 있을 시기이겠네요!

이제 거기에 유키나리님의 편지가, 立文(たてぶみ) 모양새로 함께 있었다고 하죠. 다테부미는 오른쪽과 같은 형식입니다. 편지를 쓴 종이를 의례용 종이로 한번 감싸고, 그 위를 다시 하얀 종이로 세로 부분을 감싸 위 아래를 접어 종이끈으로 가볍게 묶은 형태를 말합니다. 정식적 편지의 접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벌써, 얼마나 공을 들여서 장난(?)을 쳤는지가 좀 상상이 되죠?

이어서 解文(げもん)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고이고이 접은 편지를 펼쳐 보니 그 내용은, 태정관에서 사용하는 공문서의 형식을 하고 있습니다. 하급 관리가 상급 관리에게 바치는, 목록을 열거한 형태의 문서를 일컫습니다.
현대로 예를 들면, 하급 공무원이 상급 공무원에게 제출하는 공문서 형식이었을까요?

수신 : 쇼나곤 님
발신 : 미마나노 나리유키
제목 : 헌상의 건에 관하여
 금번, 다음과 같이 헌상합니다.
 1. 헤이단 (단위 : 한 꾸러미)
이상, 끝.
2월 12일.

저는 사실 익숙치 않아서 잘못 쓰는데; 아무튼 이런거였겠죠... 다른 팀 친구한테 저런 식으로 우리 팀에서 받은 간식 갖다 준다고 생각하면 제법 웃겨.. 제법 귀여워... 이름도 가명 썼어요;; 근데 그 와중에 글씨는 엄청 아름답다잖아요.... 왜냐? 당대 최고의 서예가 중 한명이니까... 저도 그 편지를 주세요.. 또륵

그래서, 유키나리 본인도 말하고 있지만, 보통은 이런 편지(?)와 선물을 보냈을때 답장은, 그럴듯해 보이는 시를 써서 돌려주는게 흔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말이예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가 기껏 장난치려고 아주 마음에 장난이 그득그득해서, 일부러 더 공문서의 형식을 갖춰서 보고서 형식에 회사에서 쓰는 종이와 회사 봉투 같은 걸로 친구한테 고작 과자 하나 선물 하면서 그런 난리를 쳤다고 생각해보세요. 거기에 대고 일반적인 반응이 돌아오면 김이 팍 새는게 사람 아니겠나요...
그래서 쇼나곤은 또 엄청 아름다운 종이, 일반적으로는 사랑 노래를 적었을 것 같은 그런 새빨간 색의 종이에 편지를 써서 보냅니다. '부하 직원은 직접 가지고 오셔서 도장을 받으셔야죠' 같은 식으로요. 저런 편지를 보낸 상대로부터 이걸 받으면 진짜 웃음이 잔뜩 나고, 무척이나 재미있을것 같아요! 일종의 티키타카가 잘 된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냅다 달려왔겠죠, 유키나리님은. 부르시길래 부하 직원이 실례합니다, 하고요. 그리고선 궁시렁 궁시렁, 지금까지 맺힌 게 좀 많았는지 남들과 다르게 쇼나곤의 답장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를 줄줄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 이야기를 듣고 쇼나곤이 대꾸한, 橘則光 다치바나노 노리미츠는 사실, 쇼나곤의 전남편이었답니다... 그래봤자 종4위 정도의 관직으로 중급 귀족 정도였는데, 뭐... 쇼나곤 마음엔 차지 않았었겠죠...ㅎㅎ..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잔뜩 모인데에서 또 꺼내다니, 유키나리는 정말이지 꽤나 재미있었나봐요. 물론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 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둘의 대화가 생생하고 재미있죠?

 

올해 음력 2월 12일에는, 활짝 핀 매화를 꺾어다가 헤이단을 만들고... 글씨를 어떻게 좀.. 써볼까요? 참고로 올해 음력 2월 12일은, 3월 21일이라고 합니다 헤헤.. 진짜로 하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진짜로 해보고 싶기는 해요.. 좀 고민을 좀 해볼게요>< 사실 가장 자신 없는건 글씨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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