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휴 동안은 정말 일정을 가득가득 채워 돌아다녔네요. 그 둘째날은, 메구로와 시부야 주변 미술관입니다. 메구로 目黒 역은 JR 야마노테선으로 시부야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입니다. 날씨도 좋아서 슬렁슬렁 걸어다니기에도 좋았어요.
첫 목적지는 松岡美術館 마츠오카 미술관이었습니다. 메구로역에서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거리인데, 지나가는 길에 도쿄 정원미술관과 국립 과학박물관 부속 자연교육원이 있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여기를 들러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matsuoka-museum.jp/
松岡美術館
松岡美術館のサイトです。
www.matsuoka-museum.jp
마츠오카 미술관은, 기업가인 마츠오카 세이지로 씨에 의해 창립된 사립 미술관입니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느긋하게 감상하기엔 좋은 곳이더라고요.
2층 건물인데, 내부 정원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날씨가 좋았던 덕에 포근한 볕이 잔뜩 들어와 더 기분 좋게 만들어주더라고요. 입장료는 일반이 1,200엔 25세 이하가 500엔, 고교생 이하는 무료입니다. 25세 이하이시라면 꽤 저렴한 금액으로 관람 가능하니 더욱 좋겠습니다.
상설 전시는 총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시실 3에서는 고대 동양 조각을 전시하고 있는데, 간다라 불교 조각 등을 시작으로 인도의 힌두교 신상이나 크메르 조각, 중국의 불교 조각 등을 다양하게 모아두었습니다.
전시실2와 로비 등에서는 서양의 근현대 조각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에밀 앙투안 부르덴이나 디에고 자코메티, 자코모 만주, 헨리 무어와 에밀리오 그레코 등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1에서는 고대 오리엔트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소장품 수는 많지는 않지만, 아나톨리아와 메소포타미아를 시작으로 고대 이집트 동상이나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비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조각이 당당한 풍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 제우스,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네 점의 조각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이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미술관의 창립자인 마츠오카 씨는 조각 작품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작품에 있어 사진 촬영도 자유로웠고, 유리벽 없이 입체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오래 된 유물들의 구석구석까지 가까이에서 구경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이번에 관심이 생겼던 것은 '고대 오리엔트 창조의 원천' 전시였습니다. 작년 2월 21일부터 올해 2월 11일까지 개최되었는데, 저는 마지막 날 부랴부랴 다녀왔죠. 상설 전시에도 '고대 오리엔트' 카테고리가 있는데, 해당 전시실에서 함께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미술관의 소장품이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공개하지 않던 작품들을 공개 하는 전시회였던 듯 합니다.
튀르키예와 이라크, 시리아 등 고대 오리엔트와 그리스 조각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소개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주 오래 전 고대의 조각상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이상적인 모습들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그것이 불변하는 것이라는 감각을 우리로 하여금 느끼게 해줍니다. 이러한 고대 작품들은 후세의 예술가들에게도 무척이나 많은 영향을 주고 영감을 자극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게 합니다. 전시회의 명칭이 '창조의 원천'인 맥락을 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이라크의 석고상, '여성 예배자상'입니다.
이라크에서 주춧돌로 쓰인 상입니다. 건축하는 데에 필요한 벽돌을 넣은 바구니를 머리에 얹고 옮기고 있는 왕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현재에도 건물 등을 세울 때에 이루어지는 '주춧돌을 얹는 의식'의 기원으로 여겨집니다.
시리아의 지모신상입니다. 양팔로 가슴을 안고 있는 것이 특징적인데, 이는 풍요를 기원하는 동작이거나 기도를 하는 동작으로 추측됩니다.
튀르키예의 '옆으로 누운 여인상'입니다. 이것은 무척이나 작지만, 사람의 형태가 무척이나 디테일하고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 제법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명에도 적혀 있듯이, 전시실2에 있는 헨리 무어의 '누워 있는 여인상'이 이와 비슷한 지점이 있어, 이러한 고대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하고 적고 있습니다.
이것은 튀르키예의 대리석 조각입니다. 여성의 신체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리스의 바이올린형 우상입니다. 형태가 바이올린을 닮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지만, 여성의 신체를 표현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에게해의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번성했던 키클라데스 문명에서 만들어진 여인상입니다. 추상적이면서 양식화 된 신체 표현이 돋보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후세의 모딜리아니나 무어 등의 예술가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번 전시의 전시품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상설 전시품입니다. 이집트 신왕국시대 제 18왕조의 세트메트 신상입니다. 빙 돌아가면서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기원전 1550년에서 기원전 1295년 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래 전의 고대인들이 이러한 조각을 만들 수 있었는지 신기한 것과 동시에, 그것이 여전히 남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이나 신기하고 오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집트 신왕국시대 제 19왕조의 에네헤이 상입니다. 앞의 작품은 화강암이고 이건 석회암인데, 색이 무척이나 아름답더라고요.
허벅지부터 다리에 이르는 옷 가운데에 문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렇게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것도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역시 종이보단 돌에 새겼어야 했다(?)
중세 이집트 말기 왕조시대 제 30왕조~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 초기의 작품으로 추측되는 채색 목관입니다. 나무로 만든 관에 옻과 금으로 그림을 그려넣었습니다.
원색에 가까운 컬러들이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재미있더라고요.
헬레니즘기의 동부 튀르키예 지중해 연안에서 출토된 현무암 말머리상입니다. 말의 근육이나 이빨 등이 디테일하게 표현된 것이 신기했습니다.
로비에 전시된 그리스 로마 조각들입니다. 이것은 대리석으로 조각된 로마의 아르테미스상입니다.
이것은 마찬가지로 대리석으로 조각된 로마의 제우스상입니다.
로마의 대리석 아프로디테상입니다.
헬레니즘 후기의 대리석 미네르바상입니다.
다음 전시관에서는 고대 동양의 조각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크메르의 시바 신의 배우자신인 우마입니다.
크메르에서 만들어진 보살 두상입니다. 여태껏 중국과 중국에서 영향을 받은 한국과 일본 불상에만 익숙했는데 같은 불교를 주제로 하더라도 무척이나 다른 형태인 것이 신기합니다.
서인도의 악기를 연주하는 여성들 조각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다른 자세와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게 무척이나 생동감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중인도의 강가가 있는 문 기둥입니다. 강가는 갠지스 강의 여신이라고 합니다.
야크시, 또는 야크시니는 인도 신화에서 등장하는 여성형 정령이라고 합니다.
인도의 나무신입니다.
인도의 하리티, 불교의 귀자모신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중국풍의 귀자모신상의 모습에 익숙했기 때문에 약간 어색하면서도, 귀자모신으로써 필요한 상징들이 동일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인도의 사라스바티, 예술과 학문, 지혜와 언어를 관장하는 신입니다.
인도의 신들의 권속 상입니다.
인도의 수리야, 태양신입니다.
인도의 브라흐마, 힌두교에서의 창조신입니다.
비슈누와 락슈미입니다. 비슈누는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로 우주의 질서와 균형을 유지하는 신입니다. 락슈미는 부귀영화와 행운을 관장하는 신이며 비슈누의 배우자이죠.
남인도의 아이야나르입니다. 힌두교에서는 마을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신입니다.
비슈누와 락슈미입니다.
음악의 신인 시바입니다.
시바와 파르바티입니다. 파르바티는 사랑과 미의 신이며 시바의 배우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시바와 파르바티입니다.
동인도에서 10~11세기 경에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부처 좌상입니다. 앞에서 크메르 보살상에 대해서 말했듯이, 중국식 불상과는 약간 다른 듯 하면서도 동일한 요소가 나타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간다라에서 3~4세기 경에 만들어진 보살 좌상입니다. 또 표현법이 약간 다르죠?
이것도 간다라에서 3~4세기 경에 만들어진 부처 좌상입니다.
간다라의 3세기 경 부처 설법도입니다.
이렇게 상세한 부분까지 표현되어 있어,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도 상상할 수 있어 재미있었답니다.
간다라에서 3~4세기 경에 만들어진 파풍 불전도입니다. 불전도는 석가가 불교에 귀의하게 되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각 부분이 석가가 겪은 에피소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시실 내부는 이런 식으로 자연광이 잔뜩 들어와서 환하고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공간이 넓지는 않지만, 소장품 수도 꽤 많았고요.
중국, 당나라 시대의 여래 두상입니다. 맞아, 이게 내가 알고 있는 형태였지, 하면서 갑자기 마음의 안정을 찾았더랬습니다(?)
간다라의 보살 입상입니다.
간다라의 부처 입상입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여래 두상입니다.
중국의 관음보살 입상입니다.
중국의 여래입상입니다.
더해서, 같은 시기에 '어메이징 차이나 심연 속 중국 미술의 세계' 전시도 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회화와 도예품 등, 다양한 작품 들을 전시하고 있어 함께 관람했습니다.
금동으로 만든 당나라의 관음보살 유희좌상입니다. 색이 반짝반짝하고, 작은데도 디테일한 표현이 좋더라고요. 역시 저는 관음보살 좋아해요(갑자기)
옻칠 된 식기류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역시 화려하고 아름답더라고요. 위의 작품은 청나라 시대의 것입니다.
이것은 명나라 시대의 넓은 접시인데, 노란색과 푸른색을 대비한 디자인이 무척이나 아름답더라고요. 역시 현대적으로 '중국스러운 것'으로 이해되는 요소들의 뿌리는 대부분 명과 청에서 찾을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상설 전시인 근현대 조각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여성 신체를 표현하고 있더라고요. 이번 특별전인 '고대 오리엔트 창조의 원천' 전과 연결 되는 지점은 분명히 알겠더라고요.
그러나 사실은, 제가 이 전시에 기대했던 내용은 아이디어의 소재로만 치부해버리는 역할은 아니었어서 좀 아쉬웠어요. 다음부터는 전시의 타이틀과 설명을 잘 읽고 다니는 것으로 하하. 그리고 한 마디만 더 하자면, 마츠오카 씨는 그냥 여성 신체에 환장하던 사람이 아니었는지 하하하....... 전술했듯이 조각작품이 많았고, 그걸 유리벽 없이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는건 분명히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고, 한중일 외의 아시아 지역의 불교 조각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 재미있는 경험이기는 했는데....... 저는 두 번은 안 올 것 같아요;;;; 네;;; (그리고 사립 미술관 다니다 보면 뭐 해서 저렇게 돈 많이 벌었는지 약간 배알 꼴림;)
아무튼 뭐.. 네..^^ 이건 제 취향 문제고 기회가 되면 한번쯤 가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25세 이하 분들은 괜찮지 않을까요? 저렴하니까.. 하하. 그래도 이 날은 무척이나 날이 맑고 좋았기 때문에! 그냥 산책 겸 슬슬 시부야 역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던 길에, 뭔가가 '개관중' 하며 제 눈길을 끌더라고요? 시부야 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는 국학원 대학 박물관이었습니다. 대충 봐도 제가 관심이 있을 만한 곳이었는데, 입장료도 무료라더라고요? 안 들어갈 이유가 없어서(그리고 덕분에 체력도 남아있어서;) 냉큼 구경하러 갔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말라카를 넘어 극동아시아로' 특별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반겨주던 분들. 오른쪽은 토우인 하니와인건 알겠는데, 왼쪽은 뭐지? 목에는 곡옥을 걸고 있네요;
상설 전시 외에, 기획전으로 '말라카를 넘어 극동아시아로 -포르투갈 지도학의 16세기' 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말레이 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동서교통의 요충지였던 말라카. 인도 항로를 발견한 것에 이어 1511년 말라카 왕국을 점령했던 포르투갈은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서양인에게 있어 미지의 지역이었던 극동의 바다로 배를 나아가게 됩니다. 이 말라카에서 포르투갈인은 이곳에 다양한 재화를 갖고 오는 레키오스들과 만나게 됩니다. 당시의 레키오스, 즉 류큐인들은 한반도에서 말라카까지 중국해 일대를 권역으로 하는 중계무역에 종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약 1세기를 걸쳐 포르투갈은 류큐와 일본을 향해 항해를 반복하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극동 아시아의 지도를 점차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본 기획전을 소개하는 동영상입니다.
독일인 상인에 의해 만들어진 현존 최고의 지구의입니다(ㅂㄱ제품)
말레이 반도와 말라카 해협, 오키나와와 일본의 위치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세계도입니다. 2세기 경에 활약했던 이집트의 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세계지도가 후대 사람들에게 지형을 인식하는 관점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것은 도쿄 국립 박물관에서 소장중인 아시아 항해도의 복제본입니다. 아프리카 동쪽 연안부터 극동 아시아까지 그려진 아시아 항해도인데, 지명 표기가 일본어로 되어 있어 포르투갈에서 만든 원본을 일본 내에서 사본으로 만들며, 일본과 일본 주변의 지형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업데이트 시킨 것으로 추측됩니다. 저는, 여기서도 제법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있었던게 흥미로웠답니다 하하.
이 곳의 상설 전시는, '고고학'와 '신도神道' 그리고 '학교의 역사' 총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도 혹은 신토 神道(しんとう)는, 일본의 고유한 종교로 애니미즘과 샤머니즘에 기반한 신, 세상 만물에 깃든 팔백만의 신을 받들어 모시는 사상입니다. 일본 각지에 흔하게 있는 신사 神社 는, 이러한 신들을 숭상하기 위해 지어진 공간이죠. 실제로 일본인들은 신토를 기독교 등과 같이 깊게 믿는 종교로 여기기 보다는 생활밀착적인, 일본 고유의 풍습 정도로 여기곤 합니다.
나라시대부터 헤이안 시대, 가마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는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불교가 가장 널리 자리잡아 있었습니다. 도쿄 도내에 절보다 신사가 많은 데에 반해, 가마쿠라(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지역에는 절이 훨씬 많은 걸 보면 그러한 분위기를 약간 엿볼 수 있죠. 일본 고유의 종교로써의 신토는, 일본의 건국신화인 고사기 古事記(こじき)(712년 성립)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수 있으며 농경 문화의 성립과 함께 자연을 숭배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불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와 혼재하는 형태로도 등장하나, 15세기 경 성립된 吉田神道(よしだしんとう)에 의해 불교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형태의 교의, 경전, 제사 등을 갖는 종교로 형성되게 됩니다. 이후 이것이 신토의 주류가 되었고, 근대로 내려 오면서 메이지 시대 군국주의 국가 체제 하에서 '가장 일본적인 것'으로써 신토 사상을 전면에 내세우게 됩니다. 제2차세계대전의 종전 후에는 이러한 분위기는 해체되었지만, 현대에 전해지고 있는 신토적 풍습은 이 시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이 전시회에서는, 신사의 대표적 건축양식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적 종교로써의 신토는 깊게 관심이 생기지 않지만(..) 고래로부터 내려온 전통으로써의 신사 건축에는 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 열심히 필기를 해왔습니다..! 각 건축양식을 가진 대표적인 신사들이 곳곳에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네요. 특히 八幡 등의 명칭은 이곳저곳에서 보고 들은 적이 있는데, 그 곳은 이러한 양식으로 건축이 되었겠구나,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헤이안 시대에 만들어진 목조로 된 남신과 여신상이 있었습니다. 둘 다 어떤 신을 표현한 것인지 신의 명칭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본래 일본 신토 고유의 신은 모습을 형상화해서 만들지 않았으나, 이 시기 불교의 영향을 받아 신상을 만들게 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남신상은 조정 관료의 정복인 束帯 형태로 표현되어 손에는 笏를 들고 있습니다. 여신상은 긴 머리를 앞쪽으로 내려트리고 소매가 넓은 옷을 입고 중국풍의 부채를 손으로 들고 있습니다. 신을 형상화하면서도 당대 '귀족'들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제법 흥미로웠습니다.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 伊勢神宮 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헤이안 시대에는 왕실과 귀족들 또한 불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그런 한편 일본의 고유한 신을 숭배하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7세기 후반부터 미혼인 왕족의 여성을 이세신궁으로 보내 태양신인 아마테라스天照를 섬기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斎宮(さいぐう) 라고 합니다. 이 사이구들은 이곳에 기거하며 천황을 대신하여 중요한 제사를 지냈습니다. ;ㅣㅣㅣ
고고학 전시는, 주로 조몬 시대, 야요이 시대, 고분 시대 등의 출토품을 위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출토품이 있기는 했으나 저는 제가 관심 있는 것 위주로만 구경했기 때문에.. 하하.
조몬 시대의 토우입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본 익숙한 형태를 하고 있죠. 뒤쪽으로 보이는 것과 같이, 정말로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출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은 패총 표본입니다. 사람이 먹고 난 조개 껍질이 두텁게 퇴적되어 있는 무덤을 말하죠. 보통 중석기시대에서 신석기시대에 걸쳐 형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의 역사 전시관에는, 학교의 설립자나 초기의 중심인물들 위주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굳이 깊게 관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으나, 변체가나가 섞인 문자, 그리고 連綿이 섞인 문자를 '일상어'로 쓰고 있는 모양새나 蒔絵를 실제로 사용했던 흔적 들은 제법 흥미가 있었어요. 저도 蒔絵로 된 벼루 상자 갖고 싶다(?)
이건 특히.. 고금와카집으로 만든 카루타 카드라고 합니다.... 1111수를 전부....? 외웠다고....? 물론 헤이안 시대에도 그걸 외우는게 교양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기는 했다지만... 네..
이건 미니어처이더라고요. 그치만 제법 그럴듯하고 예뻤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부야역 근처까지 걸어가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좀 더 괜찮은(?) 식당이나 카페도 있었겠지만 그냥 조용히 커피나 잔뜩 마시며 책을 읽고 싶었어요. 하하. 그리고 다음 날 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https://www.komeda.co.jp/shop/detail.html?id=861
店舗情報|コメダ珈琲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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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meda.co.jp
코메다 커피 시부야 도겐자카우에 지점 コメダ珈琲 渋谷道玄坂上店
도쿄도 시부야구 마루야마쵸 20-1 東京都渋谷区円山町20番1号
단독 2층짜리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지점이고 내부 공간도 널찍해서 무척이나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2층 창가의 카운터석으로 안내받았는데, 1인용 쇼파도 널찍하고 편안했어요. 프리 와이파이도, 전기 콘센트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 앉아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엔 무척이나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커피는 블렌드를 커다란 사이즈로 고르고, 호두와 초코칩이 크림 안에 박혀 있는 초코 케이크를 함께 주문했어요. 이렇게 주문하면 드링크 세트 메뉴로 약간 저렴해진답니다. 요즘, 발렌타인 시즌이라 그런지 평소에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까진 아닌 초코케이크가 유난히 눈길이 가더라고요. 이 케이크도, 스폰지 부분은 적당히 촉촉하고 안에 들어간 휘핑크림의 부드러움과 그 안에 씹히는 호두와 초코칩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어요. 적당히 차가운 온도와 달달하고 씁쓸한 초코케익이 따뜻한 커피에 굉장히 잘 어울렸답니다! 초코는 역시 따뜻한 커피 혹은 홍차랑 먹어야 잘 어울려요.
이 날은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도심 구경을 마치고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돌아왔답니다. 시부야 근교는 예쁘고 화려한 가게들도 많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다양하게 있으니, 이곳저곳 구경 다니는 것도 좋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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