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전시회 후기

도쿄 국립박물관 상설전시관 후기 2024/1/14 일

센. 2024. 1. 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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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역에서 공원 방향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풍경

우에노에 있는 도쿄 국립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특별전에 다녀오고서, 채 두 달이 안 지났네요..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좋아 바깥을 걷는 것도 제법 즐거웠답니다.

JR 우에노역에 있는 우에노 공원에는, 무척이나 많은 문화 예술 공간이 모여있습니다. 도쿄 문화회관, 국립 서양미술관, 구 도쿄 음악학교 주악당, 도쿄도 미술관, 우에노 동물원, 국립 과학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등등이요. 물론 공원이라고 말하는 만큼, 당연히 공원 부지도 있습니다. 
국립 과학박물관에서는 작년 10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꽤 긴 기간 동안 일본의 식문화를 탐구하는 和食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다녀 온 후기가 꽤나 좋고 관심 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긴 한데... 저길 갈 거면 국립 박물관을 한번 더 가지 그런 기분(?) 우에노모리 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모네전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저는 아니란 소리)
그리고 공원에 있는 '모란'원에서는 겨울 모란이 가득 피어있나봐요. 궁금은 했는데 저는.. 당연하게도 박물관을 구경하는데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다 써버렸답니다.. 이제는 나도 나를 알아.. 물론 시간이 남으면 들러보고 싶기는 했어요.

그리고 국립 박물관에서는 1/23부터 4/14까지, 中尊寺金色堂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꽤 관심이 생겨서 체크해뒀던 전시회인데요, 오늘의 관람을 마치고 절이나 불상에 관심을 가지는 건 천천히 하자.. 하고 마음을 먹게 되었답니다.. 이 이야기는 천천히.

우에노역에서 공원 출구를 향해 나와, 정면을 향해 쭈욱 가면 우에노 동물원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제 동물원은 안 가는 사람이지만, 그냥 날이 좋고 예쁘더라고요.

정면에 보이는 것이 도쿄 국립 박물관 건물. 거기로 향하는 광장에, 물로 그림을 그리는 분이 계셨어요ㅎㅎ

도쿄 국립박물관 정면입니다. 출구 쪽에 스탭분이 서계셨었는데, 제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슬며시 문 뒤로 피해주시더라고요?? 하 너무 친절한 사람들.. 이 출입문 옆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에 신년 맞이 꽃꽂이 작품들이 있었어요. 전통 예술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현대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준다는 점에서 '국립박물관'으로써의 역할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우에노 공원도 드넓은 부지를 자랑하지만, 사실 이 도쿄 국립박물관 부지만 해도 꽤나 넓답니다. 갈색 지붕의 건물이 정면에 보이는 본관이고 하늘색의 돔형 지붕을 얹은 건물이 효케이관이예요. 후자는, 특별전이 있을때만 개방된다고 합니다. 근데 역시나 건물이 아름다워서 눈길을 잡아끌더라고요.

마찬가지로, 꽃꽂이 작품입니다. 본관 입구 옆과 실내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장식되어 있었어요.
도쿄 국립박물관 본관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2층을 먼저 구경하고 1층으로 내려와 구경하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2층은 日本美術の流れ 일본 미술의 흐름, 이라는 주제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시관을 구성해두었습니다. 이어서 1층은 각 장르별로 나누어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조각, 옷 공예, 금속, 도예 등이 그것이죠.

왼쪽이 2층의 플로어맵, 오른쪽이 1층의 플로어맵입니다. 각 구역에 번호가 붙어있으니 그 순서대로 관람하면 됩니다.

역시 국립박물관이라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도 아주 훌륭합니다. 물론 저는 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 외의 구역들은 빠르게 구경했습니다. 아, 당연히 사진 촬영은 금지일 줄 알았더니 금지된 유물 외에는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도 된다더라고요? 그래서 또 제 카메라가 열심히 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여기는 2번 전시실인 '국보실'입니다. 중요한 국보 작품을 단독으로 전시하여 그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둔 공간이고. 1/2~1/14 기간 중에는 이 松林図屏風 병풍 두 폭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직접 전체 사진을 찍어보려고도 했으나 사람들이 워낙 많아 사진을 찍기 어려웠고, 아마 나보다 더 사진을 잘 찍어준 전문가가 있겠지 싶어(?) 문화유산 온라인 사이트에서 사진은 가져왔습니다. 물론 실물로 보는 것과는 또 분위기가 다르네요. (당연하지만)

정말로 신기하게도, 이 병풍은 가까이에서 보면 굉장히 '러프한' 느낌이 납니다. 그런데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그것이 마치 숲 속에 안개라도 낀 듯한 풍경으로 보이더라고요. 과연 국보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드디어(?) 헤이안 시대 전시실로 들어섰습니다.

역시 전시회에서 작품을 직접 보는 가장 큰 매력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이 구석도 좀 들여다보고 저쪽 구석도 들여다보고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런 표현을 했구나, 하고 느껴보는 것 같아요. 물론 작품의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크면 큰 작품인대로 이 큰 화폭을 어떻게 채웠을까, 싶고 작으면 작은 작품인대로 이 작은 종이 안에 이렇게 디테일한 표현을 하다니.. 하게 되니까요.

重要文化財 文殊菩薩立像 / 鎌倉時代 中宮寺

이건 사진 촬영 금지인 작품이어서, 규슈 국립박물관 블로그에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문수보살 입상, 가마쿠라시대 1269년의 작품입니다. 종이로 만들어 옻칠로 마무리한 불상인데, 이렇듯 종이를 주재료로 사용한 불상은 여성들과 무척이나 관련이 많았다고 합니다. 비구니인 信如(しんにょ)(1211~?)가 이것을 제작하는 것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비구니는, 알다시피 여성인 승려를 가리키죠. 사실 이것이 만들어진 절의 이름도 中宮라서, 당시 황후 등의 여성들과 관련이 있는 곳이었나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꽤 관련이 깊은 것 같긴 하네요.) 아무튼, 종이로 만든 불상으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헤이안보다 이후인 가마쿠라 시대의 작품인데, '한자'와 '가타카나'를 어떤 역할로 활용했는지가 들여다보여서 흥미롭더라고요.

이것도, 시대적으로는 제가 관심 있는 히라가나 서예 작품과 가까운 시기인데 불교 경전을 필사 할 때, 한자를 표현하던 방식, 즉 공적 영역에서의 '한자'의 역할과 그 표현법이, 사적 영역에 있는 '히라가나'의 역할 및 표현법과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히라가나 서예 작품에서는 먹의 농도 표현을 달리 함으로써 규칙에서 벗어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부분이 있는데, 불경 필사본들은 아주 또렷한 글씨로 정갈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려가고, 먹의 농도 또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전은, 제작연도가 1185년이라 적힌 것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1185년은 헤이안 시대가 막을 내리고 무사정권인 가마쿠라 막부의 시작을 알린 해입니다. 천황이 주도해서 이 경전을 봉납했다는 것은, 나라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고려의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이유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죠.

금과 은으로 필사된 것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드 디 어 궁정 미술입니다. 이 설명 패널도 무척이나 좋았던 것이, 일본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유물에 대한 최신 연구가 반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알기 쉽게 설명해두었다는 점에서도 정말 훌륭한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에서도 불교 경전 필사본과 히라가나 서예 작품에 대해 비교하는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요. 이 패널에서는 명백하게 仮名(かな), 料紙, 絵巻, やまと絵, 工芸品 등이 '和様'의 궁정 문화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걸 보려고 박물관에 왔죠.

藤原伊房(ふじわらのこれふさ)의 글씨입니다. 藤原行成의 손자이죠. 세번째 줄의 마지막 글자인 「比」가, 변체가나로 쓰여진 것 치고는 한자 모양새가 거의 남아있어 신기했습니다. こひ 쯤은 이제 읽는다고요! 핫핫핫

古今和歌集断簡(巻子本) 1幅 藤原定実筆 平安時代・12世紀 個人蔵

위 개인소장작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진 금지더라고요 또르륵. 개인소장작이라 그런가? 仮名序는 大蔵文化財団에, 巻十三残巻은 문화청에 소장하고 있고요. 앞의 작품도 이것도, 「伝」이 아니라 「筆」로 적혀 있는 것은 무척이나 감회가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이것은 같은 古今和歌集切・巻子本으로 국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부분입니다. 연한 붉은 빛의 종이에, 胡粉地(ごふんじ)로 二重蔓牡丹唐草文(にじゅうつるぼたんからくさもん) 무늬로 刷り出し 한 蝋箋(ろうせん)의 종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른쪽 작품 말고 사진 금지였고 어디에도 공개되어 있지 않은 개인소장작품이요..) 작품 자체는 엄청나게 크기가 작고, 바로 직전의 十五番歌合断簡와 비교하면 정말이지 유려하고 날카롭고 흐르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오른쪽 작품도 같은 필체입니다.

이어지는 작품은 藤原定信의 글씨입니다.

이건 심지어 더 작더라고요. 이 작품도 「伝」이 아니라 「筆」로 확정짓고 있습니다. 12세기의 작품인데, 이쯤 되면 변체가나는 또렷한 목적으로 취사선택했다는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전체적으로, 정말이지 일부러 장식적으로 글자를 쓴 느낌? 가운데 부분 오른쪽의 「にゝほへる」 부분의 「へ」라던가.. 바로 이어지는 「る」라던가.. 다음 줄 시작 부분 「ちるうたかたの」의 「た」 두 글자는 정말이지.... 네.. 11세기 작품은 그래도 '문자'로써의 역할은 충실하게 하고 있었거든요..? (아니 물론 이것도 문자지만..) 그렇지만 그 다음줄 시작 부분의 「いとしのひ」까지는 아무런 도움(?) 없이 읽어냈습니다!! 우 하 하 하. 그 다음 줄 첫부분 「かの人し」까지도 스스로 읽어냈지만, 저 「か」 진짜 오바예요; (대체) 그리고 「あ」 앞에 있는 정체 불명의.. 「かり」 부분은 네.. 매력있네요(?) 아무튼 이쯤 되면 「か」와 「の」는 분명히 구분할 수 있고, 「能」의 변체가나 の도 확실하게 읽을 수 있고. 「わ」와 「り」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り」가 좀 변칙적이라 그만..

드 디 어 제가 박물관을 찾아 온 목적은 전부 이걸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어흑흑...

국보 작품이라 사진 금지일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고요??? 신나서 미친듯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치만 이 번쩍번쩍거리는 화려함은 직접 봐야만 해요.. 그런 번쩍거리는 종이에 아주 진한 먹으로 얇고 유려한 선으로 글씨를 쓴게 정말이지 무척이나 아름답더라고요.

정말 아름답고.. 진하고 또렷한 글씨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것은 읽는 법이 안 적혀있었으니 제가 조만간 변체가나 사전을 뒤져서 좀 붙여보도록 하겠습니다. 巻子本과 같은 사람의 글씨로 추정, 즉 藤原定実가 유력한데요. 앞의 巻子本이, 이것과 비교해서 좀 더 掠れ? 좀 물기 없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단순히 종이의 차이였을 수도 있고요.



이렇게나 금빛으로 반짝이고.. 이 두께의 책이 온전하게 남아있다니.... 국보가 될 자질이 충분하신 분입니다(?)

世尊寺行信의 한자 글씨입니다. 정말이지 글씨체가.. 行成 조상님을 닮았네요.. 두루마리 뒷면에 금박 장식이 되어 있는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서예 도구라는 측면에서 연적은.. 재미있고 귀엽죠(?)

酒呑童子図扇面가 여러 점 전시되어있었고, 개인 소장작이라 꽤 진귀했겠지만... 무사가 요괴를 퇴치하는 내용엔 도저히 관심이 생기질 않는다고요 흑흑.. 게다가 16~17세기 작품이야...

선종이 흥했던 무로마치 시대로 넘어오면 수묵화의 영향이 무척이나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신기합니다.

이것은 그림이 아니라 글씨 작품이지만, 먹을 흐릿하게 써서 농담의 표현을 달리한 것도 수묵화의 영향이겠죠? 아마 한자 글씨를 저런 식으로 모양 내어 장식적으로 쓰는 것도 중국에서 유행했던 기법이었던 것 같네요.

무로마치 시대 16세기의 병풍 작품입니다. 풀이나 바위, 바위에 흩어지는 물방울, 대나무, 나뭇가지 등은 전통적인 수묵화의 표현 방식을 따르고 있는 것 같은데 새를 표현하는 방식, 특히 발이나 눈, 부리 등은 무척이나 일본스럽다고 느꼈어요. '면'이 아니라 '선'을 중심으로 표현해서 그런걸까요? 파도 부분(앗 사진이 없네)은 또 이후 시대의 우키요에적 표현법으로 이어지는 요소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왼쪽의 큰 나무는... 떡갈나무인 것처럼 생겼는데.. 이것도 아마 전통적인 수묵화의 주제는 아니니까요. 여러모로 신기합니다.

에도시대의 병풍인데 아주 화려하고 특유의 표현기법이 눈에 띕니다.

최근에 갑자기 옻칠 공예품도 꽤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서예도구함을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田子の浦 라고 하니, 和歌에서 자주 읊어지는 지명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그리고 이런 류 거울은 늘 뒷면 (반사되는 면)이 궁금한데 마침 뒷면도 볼 수 있더라고요!

이제 이 시대 즈음이 되면 한자와 히라가나를 섞어 쓰는 문장이 현대 일본어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가네요.

천의 직조가 디테일하게 보이고, 금박도 아름답습니다. 글씨체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것이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수묵담채화와 글씨를 함께 적은 것인데, 사실 이쯤되면 글씨를 너무 '장식'으로 여기는 것 같아서 조금 흥미가 식어버립니다...

용띠 해니까 예의상.....(?)

매화를 또렷한 색으로 표현하는게 무척이나 예쁩니다.

새삼 우키요에에서의 얼굴 표현이, 겐지모노가타리 두루마리 그림의 표현법에서 발전된 형태가 아닌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인롱과 네츠케, 귀엽더라고요. 현대로 따지면 에어팟 케이스와 키링 같은걸까..? 싶은 기분

하하..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 나서 보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은 바로 이것과 같은 모티프겠죠? 하하하.. 신들이 유곽을 찾아가 유흥을 즐긴다니 하하하하... 늙은 신들과 아름답게 꾸민 유곽의 여성들 하하..

이렇게 얼레벌레 2층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1층으로 향합니다.

불상은 .. 관심이 없.. 없는데.. 그래도 헤이안 시대의 귀족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는 좌상을 보니 급격하게 흥미가 솟더라고요. 얼굴이 정말로 살아 움직일것 같지 않나요?

아미타여래 좌상도 아름답습니다.. 조명을 저렇게 설치해두셔서.. 사진을.. 사진이.. 너무 잘 나와버려요;; 특히 헤이안 시대 당시의 것들이 꽤 모양새를 보존하며 남아있으니 그만 홀라당 넘어가버릴 것 같더라고요....

제가 직접 찍었는데도 정말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겐지모노가타리 책을 수납하기 위해 책 내용으로 꾸민 상자라니.. 현대로 따지면 블루레이 소장용 특별 박스 그런 개념일까요(?)

자의든 타의든 향에 입문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도 용이라 예의상(?) 금속 공예품 전시관인데 크게 관심이 생기는게 없었네요. 빠르게 도예품으로 넘어갔습니다.

또 글씨 새겨져 있는 작품이라고 열심히 찍어온 것 좀 보세요(?)

적혀있다시피 도감 같은건데, 현대에 가까운 히라가나와 가타카타 사용이 엿보이면서 동시에 변체가나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문장을 볼 수 있어서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공식문서일 '신원보증서' 는 한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반면에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관문소 게시물은 히라가나를 섞은 문장으로 적혀 있죠. 재미있더라고요. 

대충 이런식으로 얼레벌레 전시를 보고 나왔습니다. 그러고나니 국립박물관에서 어떻게 유물을 수리하는지 소개해주는 코너가 있더라고요. 슬렁슬렁 보고 있었는데 꽤 흥미로운 것도 몇 가지 있어서 냉큼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것은 해충 먹은 종이 사진..(모형) 하하 맞아 서예 작품에 딱 저런 모양으로 구멍난 데가 있었어.. 또륵

서화 작품의 수리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마침 최근에 종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저것 조사했었는데, 이렇게나 알기 쉬운 자료를 제공해주시다니요..!

그리고 이것은.. 커다란 모니터로 국보의 디지털 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저는 냅다 和漢朗詠集 益田本을 감상했습니다....

미쳐요.. 너무 아름다워요....... 모니터의 화질이 선명해서 또렷하게 보이는 것도 물론 굉장히 좋지만, 이건 원래 두루마리로 제작된 거라서, 보통 전시가 되어도 일부만 고정해두는 방식인데... 감히 제가 직접 스크롤 해가면서 볼 수 있다는게 정말이지 너무 좋았어요... 어흑흑흑.. 여기서만 하루 종일 이거 보고 있을 수 있어... 또르륵.... 이거 제발 두루마리로 인쇄해서 저한테 팔아주시면 안될까요..? 같은 생각을 하며..... 관람을 끝냈답니다 흑흑

그리고 뮤지엄샵으로 향했습니다. 이 투명한 클리어파일은 무척이나 매력적인데.. 이걸 서예 작품으로 만들어줄 생각은 없는걸까요? (없겠죠 네 알고 있습니다...)

이건 크기가 꽤 작았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아까 봤던 和漢朗詠集를 두루마리로 내준다면.. 이 가격 정도면 냅다 사버렸을텐데 흑흑..

오늘 박물관에 온 목적이었던 古今和歌集 元永本입니다. 두툼한 色紙에 인쇄된거라서 약간 음.... 고민하다가 내려놨어요. 다시 보니 이건 오리지널 사이즈를 구현한건가? 싶긴 한데... 나중에 언젠가 이걸 반드시 사겠다! 하는 기분이 들 날이 올거예요. 그때 사야지.

그래서 오늘 제가 산 것은 이렇습니다. 불상에 대한 관심도 확 올라왔지만 당장 거기까지 손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그건 좀 더 참기로 하고.. 궁정문화와 서예 작품에 한동안은 집중하자! 하는 기분으로, 궁정 연중행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을 샀어요. 이건 제가 포스팅 할 때도 저 화첩의 자료를 활용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거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몇가지 포스트 카드. 정작 오늘 직접 본 작품은 하나도 없지만.. 아랫줄의 반짝이는 갈색빛이 古今和歌集 元永本이기는 하지만 오늘 보지 못한 페이지 부분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취향으로만 쏙쏙 뽑아 온 포스트카드입니다(?) 언젠간 저 작품들만 모아서 특별전을 기획해주면 좋겠다 흑흑.. 헤이안 중기 궁정문화 이런 주제로 말이예요..

그리고서 저는 혼자 훠궈를 먹었습니다(갑자기?) 물론 여기에 콩나물과 면도 추가해서 먹었어요! 우하하.

그러고나서는 인도 식료품점에 들러 온갖 과자들과 렌틸콩 3kg을 사왔어요(??) 박물관 근처에 중국 음식점과 인도 식료품점이 제법 많다고요.... 늘 가는 코스(?)

그나저나, 국립박물관은 2,500엔으로 연간 패스를 끊을 수 있다던데, 특별전은 별도 요금이지만 상설 전시관은 횟수 무관 무료 입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올해 슬슬 분위기 좀 보고(?) 3번 이상 갈 일이 생긴다 싶으면 내년에는 패스를 끊어봐도 괜찮을것 같아요? 그리고 국립박물관은 도쿄 외에도 나라, 교토, 규슈에 있다고 하니.... 나라와 교토 국립박물관은 진짜진짜 가고 싶고.. 여행 갈 계획이 있으면 연간 패스를 사는게 무조건 이득일 것 같고요 흑흑.... 교토 보내줘.....

매주 일요일마다 전시회를 다니는 사람인 것 같나요?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나도 힘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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