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전시회 후기

도쿄 근교 여행, 아타미 熱海 MOA미술관 국보 전시 후기 2024/2/12

센. 2024. 2. 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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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내 뿐만 아니라, 도쿄 주변에는 도쿄를 거점으로 삼아 근교로 짧은 여행 겸 다녀올만한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은 시즈오카 현의 이즈반도 伊豆半島입니다.
시즈오카의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반도라는 명칭에 알맞게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이 여행하기에 제격이지 않나 싶습니다. 시즈오카 중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도쿄에 가깝기도 하고, 바다와 산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는게 정말 매력적입니다. 도쿄에서 이즈를 향해 이동하다보면 후지산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그 기분도 무척이나 좋고요!
지난 전시회 후기 글에서 맥락없이 이야기했던, 이르게 분홍 벚꽃을 잔뜩 피워내는 河津 카와즈 지역도 이즈반도의 남쪽에 있답니다. 온천으로도 유명한 지역이예요.

연휴 마지막 날은, 그래서 하루를 통째로 비워 아타미 熱海 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타미는, 도쿄를 기준으로 가장 먼저 이즈반도와 만나는 지역입니다.

 

일부러 아침일찍, 새벽 같이 출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칸센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 열차로 약 세 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교통비도 비교적 저렴하죠! 하하.

이 날은, 연휴 마지막날답게 정말이지 하루 종일 봄날씨처럼 포근하고 쨍하게 맑은 하늘을 자랑했습니다. 아타미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아름다운 후지산도 슬쩍 구경할 수 있었고요! 사진은 좀 아쉬운 각도로 찍히긴 했지만요. 하하. 1월 초에 신칸센에서 본 후지산은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는 모양새였던것 같은데, 며칠 전에 도쿄 도내에도 새하얗게 눈이 내렸던 것처럼 전체가 새하얗더라고요. 
그리고 옆에는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 광고도 붙어있길래 기쁜 마음에 살짝 사진을 찍었습니다 헤헤.

JR아타미역에서 내리면, 이렇게 높은 건물들과 주변을 둘러싼 산들이 반겨줍니다. 도쿄는 가까이에 높은 산이 없어서, 주변을 둘러봤을때 산들이 보이면 아, 도쿄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에 왔구나 하는 기분이 강하게 든답니다. 그리고 아타미역 맞은편 건물에 써 있는 MOA미술관이 바로, 저의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하하. 조금 걸어서 역 앞을 벗어나 반대편을 올려다보면, 새하얀 건물들이 있는데요.. 저 높이 마치 그리스 신전처럼 우뚝 솟은 곳이 바로 제가 가야할 곳입니다... 걸어서 한 30분이면 된대요. 버스를 타봤자 기다리고 걷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걸리는 전체 시간은 비슷했고요. 그래서 저는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스 커피 한잔을 사들고 천천히 걸어서 가기 시작합니다.... (제가 그만 또)

미술관을 향해 걸어 올라가다보면, 신칸센이 지나가는 것도 구경할수 있답니다(?) 기왕이면, 싶어 열차가 들어오고 출발하길 기다려 사진도 찍었습니다. 매끈하고 새하얀 모양새가 제법 귀여웠어요.

아타미역 앞은 지대가 낮고, 바다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는데다가 앞에서 봤듯이 높은 건물들이 바로 맞은편에 있어 역 앞에서 바다가 보이지는 않는데, 높은 지대로 올라가다보니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나는 바다가 눈이 부시도록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주 아름답게 핀 매화와, 새하얗게 아름다운 MOA미술관 건물입니다.

이르게 피는 품종의 벚꽃이, 여기에서도 벌써 피어있더라고요. 마치 복숭아처럼 연한 핑크빛이 무척이나 귀엽죠?

그러고보니, 벚꽃나무에 앉은 새도 구경했습니다! メジロ, 동박새라는 새인데 연둣빛 몸통이 제법 귀엽죠? 눈 주변이 하얀 색이라 일본어로는 メジロ, 하얀 눈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핑크빛 벚꽃과 연둣빛 새가 너무 잘 어울려서 그야말로 봄이 다가온걸 온몸으로 알려주고 있는듯 해요. 자세히 보시면, 입에 벚꽃 꽃봉오리를 물고 있답니다. 아마 똑 따서 꿀을 쪽 빨아먹고 있는 중인것 같아요.

이건 또 다른 나무에 앉은 다른 メジロ분이셨습니다(?) 이분은 조금 더 동그란 체형이셔요. 헤헤.

그렇게 저는 약 30분 간의 등산 끝에 미술관 정문에 도착합니다.

https://www.moaart.or.jp/events/moabestcollection2024/

 

名品展 国宝「紅白梅図屏風」令和6年2月2日(金)〜2月27日(火) - MOA美術館 | MOA MUSEUM OF ART

MOA美術館のコレクションは、創立者・岡田茂吉(1882 ~ 1955)が蒐集した日本・中国をはじめとする東洋

www.moaart.or.jp

MOA미술관에서는 현재, 2024년 2월 2일(금)부터 2월 27일(화)에 걸쳐 본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보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대표적인 국보 작품 세 점이 있는데, 매해 이 시기에 공개하고 있는것 같네요. 개관 시간은 9:30~16:30이고 매주 화요일이 휴관일입니다. 일반 성인 기준 입장료는 1,600엔인데 미리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수 있답니다! QR 코드를 발급해주는데, 휴대폰 화면 등으로 코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 편리하더라고요. 당일부터 바로 입장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 시간 중에 구매해두면 편리하겠죠?

입구 옆에, 코인 라커도 있어 저는 늘 그렇듯이 필기구와 카메라 외의 짐을 라커에 넣어두고 입장했습니다. 관내에서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티켓을 받아 내부로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내 지도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왼쪽 아래가 가장 처음 입장하는 엔트란스입니다. 천장에 만화경처럼 화려한 영상을 내뿜고 있는 곳이, 세 칸의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간 원형 홀이죠. 그러고도 조금  더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서 드디어 '본관 2층'의 전시실에 도착합니다.

오늘같이 맑고 따뜻한 봄날에 정말 잘 어울리듯이 넓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어요. 이렇게까지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아무래도 도쿄 도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니 도쿄 근교 관광지라는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게다가 최근에 SNS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 이 미술관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더욱 원활히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반사율이 낮고 투과율이 낮은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전시실 중앙에 흑색으로 칠한 벽을 배치해 유리에 반사될 요소를 더욱 줄이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여기저기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다닐때마다, 유리에 저를 포함해서ㅎㅎ 이것저것 반사되는게 제법 스트레스였는데, 이런 노력을 기울인 이 미술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이 날은 저도 위 아래 반사되지 않는 소재의 검정색 옷을 입고 갔어요ㅎㅎ 당분간은 이 옷이 저의 전시회 착장이 될 것 같습니다 하하. 

기왕 이야기가 나와서 좀 더 해보자면, 사립 박물관은 원래 그 나름의 개성들이 보이게 마련이지만, 이곳은 도쿄가 아니라는 공간적 이점을 활용하여, 전시 공간 자체를 무척이나 호화롭게 활용하고 있더라고요. 본관 1층과 2층을 활용해 총 6개 전시실이 있는데, 이 공간에서 현재 전시하고 있는 작품은 불과 72점입니다. 제가 다녀 온 것 중에서는 야마토에 전시회서도 미술관 전시회가 훨씬 좁은 공간에 거의 200점에 달하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무척이나 대조적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전시품은 벽면을 둘러 전시되어 있고, 중앙에는 가벽 같은 것이 세워져, 관람 구역은 거의 통로 같은 구조로 되어 있고, 이렇게 관람객들이 있는 통로 공간은 거의 조명이 없어 어둡습니다. 앞에서 미술관 측이 설명한 '반사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형태겠죠. 그래서 정말로 관람 조건은 무척이나 훌륭했고, 전시 작품에 더욱 깊이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사실... SNS에서 이와 같은 내용들이 화제가 되자, '국내 국박은 어떤지' 하는 글을 쓰는 사람들도 좀 있었는데...ㅎ 네... 이게 아무데서나 가능한건 아니니까요ㅎ 아마 이 곳은, 지리적 조건에 의해 전시관 부지를 넓게 활용할 수 있고 소유한 재단의 자본력도 좀 있고, 관광지라는 이점을 살려 공간을 설계했을테고, 소장품 숫자도 비교적 적을테고요. 
도쿄 국립박물관만 해도, 공간에 비해 전시 품목이 너무 많고 국립 시설물이라는 측면에서는 통로를 어둡게 한다는 선택도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래도 여러가지 제약이 좀 더 강할테니까요. 정사각형에 가까운 널찍한 공간을, 중앙을 막아 가벽을 세우고 벽면 위주로 전시 공간을 설계하는건, 쉽게 말하면 '공간 낭비'죠. 하하. 이 곳은, 여러가지 제반 조건과 관광지라는 특성에 맞게 조금 특별한 공간을 내세우는 것이 관광객을 향한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저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그냥 그런걸 생각하지 않고 '저기는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하냐'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짜증날뿐ㅎㅎ..

아무튼, 그건 그렇더라도 잘 만들어진 이 전시 공간만이 보여주는 특별함은 한번쯤 꼭 경험해볼만한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자유롭게 촬영 가능한 것도 좋았고요. 개인적으론, 사립 미술관이 사진에 약간 박한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금 전시회는 이 미술관의 국보 소장품 세 점을 중심으로, 주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건 당나라 시대의 그림입니다. 역시 헤이안 초기의 야마토에 양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명확하게 느껴지는듯해서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저 얼굴의 둥그런 형태가 닮았다고 해야할까요? 하하. 물론 선이나 면의 표현법이 가장 그렇긴 하지만요.

가마쿠라 시대의 平兼盛像입니다. 글씨가 써있길래 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비교적 글씨를 읽기 쉽더라고요. ん 글자가 쓰인 경우를 많이 못 본거 같은데, 그게 적혀있어서 신기했어요. 아마 현대적 ん의 용법은 아니고 无(む)의 변체가나로 쓰인것 같지만요.

마찬가지로 가마쿠라 시대의 源重之像입니다. 앞의 작품과 형식은 비슷한데, 글씨체나 화풍은 명확히 차이가 나죠. 아마 이 시기 즈음에 이러한 형식의 그림들이 자주 그려졌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대부분의 히라가나와 한자 雲를 읽었어요! 시에서 아침의 かすみ를 표현하고 있는걸 보니, 본격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 봄을 알리는 봄 안개를 말하고 있는듯 합니다. 딱 지금 이 시기에 읊은 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아니 제가 봄 안개에 대해 쓴 포스팅이 있는줄 알았는데 없네요..? 본격적으로 봄이 찾아오기 전에 어서 서둘러 써야만.. 

가마쿠라 시대의 源三位頼政像입니다. 이건 글씨가 너무 흐려서 제대로 읽지는 못했는데, 한 폭 위에 色紙처럼 다른 종이를 덧대어 붙인건지 그려넣은건지? 아무튼 그런식으로 표현한게 제법 재미있더라고요. 종이의 색을 약간 다르게 하여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새로 두 장을 나란히 배치하고, 거기에 散らし書き로 시를 표현한게요. (무인들주제에ㅎ)

이런 공예품도 보면 또 눈이 돌아가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하하.

이것도 가마쿠라 시대, 14세기의 西行像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표현하고 있죠? 굳이 그림 안에서 저런 식의 표현을 한 것이 제법 귀여운것 같아요(?)

이것은 무로마치 시대, 1425년의 白衣観音図입니다. 이제 조금씩, 수묵화적 화풍이 드러나 보이고 있습니다. 

에도시대, 17세기의 에마키 山中常盤物語絵巻입니다. 디테일한 표현에 금 도료까지, 엄청나게 화려하죠? 각 인물들의 얼굴 생김새나 표정 또한 무척이나 다양한 형태로 자세히 표현되어, 그림 속 인물들이 마치 금세라도 살아 움직일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첫번째 국보 작품, 에도시대 17세기의 色絵藤花文茶壺입니다. 색이 무척이나 아름다웠어요. 그러고보니, 이 작품이야말로 가벽으로 전시실 중앙에 따로 공간을 만들어 이것만을 전시해두고 있더라고요. 정말 기개가 느껴지는(?) 전시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두번째 국보 작품, 에도시대 18세기의 紅白梅図屏風입니다. 이 미술관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좌우, 두 폭으로 이루어져 한쪽은 하얀 매화가 다른 한쪽은 붉은 매화가 그려져있습니다. 이러한 대표적 작품은, 인터넷 상에서 이미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역시 직접 보았을때의 압도되는 분위기는 절대 못 따라오는것 같아요. 이곳저곳 구석구석 들여다볼수도 있고, 붓의 터치 하나하나를 느껴볼 수도 있고요.

에도시대, 17~18세기의 色絵橘文皿 鍋島입니다. 접시에 그려진 그림의 표현기법이나 색의 사용에서, 명나라 및 청나라 시대 기법이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래도, 명청시대 작품들은 색을 활용하는 감각이 무척 훌륭하기 때문에.

모모야마 시대, 16세기의 洋人奏楽図屏風입니다. 병풍인데 서양화의 기법을 따르고 있는게 무척이나 놀랍죠?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유럽 회화의 주제성이나 기술등 또한 동시에 일본인들에게 전해졌다고 합니다. 인물의 표현은, 에마키 속에서 그려지던 것들이거나 원경에 산이 배치되어 있는 것은 기존 일본에서 그려지던 풍경화를 연상시키는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지만, 16세기에 외래 기법을 이정도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합니다.

가마쿠라 시대, 1327년의 愛染明王像입니다. 진한 붉은색으로 표현된 그림과, 위압감 넘치는 명왕님의 표정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마쿠라 시대, 13세기의 不動明王二童子像입니다. 부동명왕은 보통 이런 식으로 약간 무서운 형태로 표현되더라고요. 일본에서 부동명왕은 불교의 교리를 수호하고 사람들을 재앙이나 방황에서 구해주는 신의 역할을 합니다. 지난번에 다녀왔던 나리타산에 있는 新勝寺 신쇼지 절에서도 이 부동명왕님을 모시고 계셨는데, 그때 좀 보고 올걸 그랬나봐요.

이것도 13세기 가마쿠라 시대의 八字文殊菩薩及八大童子像입니다. 문수 보살과 8대 동자가 그려져있습니다. 문수 보살은 관세음 보살, 보현 보살, 지장 보살과 함께 불교의 4대 보살로 여겨지며 지혜를 상징합니다. 보통 문수 보살이 표현된 그림이나 조각상은 인자한 표정을 짓고 계시지 않나 싶습니다. 칼을 들고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그림에서는 사자가 아닌 연꽃 위에 앉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러한 표현 방식은 흔치 않습니다.

 

13세기 가마쿠라 시대의 吉祥天曼荼羅図입니다. 복을 빌어주는 길상천을 중심으로 한 만다라 그림입니다. 길상천은, 힌두교의 여신인 락슈미가 불교로 유입되며 모양새를 바꾸었다고 합니다.

가마쿠라 시대 13세기의 童子経曼荼羅図입니다. 어린아이들을 지키고 장수를 기원하는 동자경이 그려져 있습니다

8세기 나라 시대의 聖観音菩薩立像입니다. 성관음, 관음보살, 즉 관세음보살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양감이 느껴지는 신체의 표현이나 보석 장식 등의 표현은 당나라의 영향이 느껴집니다.

나라시대, 8세기의 十一面観音立像입니다. 관음 보살의 다양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표현 방식입니다. 

13세기 가마쿠라 시대의 阿弥陀如来立像입니다.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왕생의 길로 이끌어주는 부처입니다.

가마쿠라 시대 1240년 즈음의 地蔵菩薩立像입니다. 지장 보살은 중생들을 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마쿠라 시대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반의 阿弥陀如来坐像입니다. 

전날과 다음날 이어서 이틀 연속으로 불상을 잔뜩 봤더니.. 그리고 물론 요즘 여기저기에서 불상을 꽤나 많이 보고 다니기도 해서, 이제 제법 아미타와 관음, 지장, 부동명왕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헤헤.. 진짜 이러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불상에 입문할것 같아요..... 허허

가마쿠라 시대 13세기의 釈迦八相図입니다. 석가의 생애에 겪었던 8대 사건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바로 전날 보고 왔던, 아래의 파풍불전도와 같은 형식의 작품입니다! 어, 나 이거 알아..!! 하는 기분이 무척이나 강하게 들더라고요 헤헤.

파풍불전도, 마츠오카 미술관 소장

석가팔상도, 혹은 불전도로 불리는 형식입니다. 오늘 본 회화 작품은, 주인공을 '석가'로 표현하고 있기는 하지만 건축양식이나 사람들의 행동이나 우차 등의 요소를 보면 너무 일본의 모습으로 그려져있어서 재미있더라고요.

무로마치 시대, 14세기의 両界曼荼羅図입니다. 

4전시실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고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기다렸다)

伝小野道風의 継色紙, 10세기 작품입니다. 글씨가 제법.. 자유분방합니다. 선은 섬세한 편이지만 글자의 형태는 아직 형식적으로 정돈되기 이전인것 같은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마찬가지로 伝小野道風의 本阿弥切입니다. 12세기 작품이죠. 네... 앞에서 본 작품과는 제법 분위기가 다르죠? 종이도 꽤 장식적이고요. 藤原定実스러운 분위기가 약간 느껴지지 않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치만 글씨가 무척이나 작아서 보기 어려웠어요.

藤原定信의 石山切, 12세기 초기 작품입니다. 역시 사다노부의 글씨는 좀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죠. 하하

伝源俊頼의 民部切, 11세기 후기 작품입니다. 한자가 조금 많은게 약간 신기했어요. 아니 근데 누가 え를 し처럼 써요ㅠ (세번째 줄 뒷부분) 마지막줄은 꽤나 수월하게 읽었습니다..!! 하하 뿌듯해.

중국 원나라 시대의 작품이래요. 허허.

19세기 모모야마 시대의 작품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안되겠지만, 마치 디지털 인쇄라도 한 것처럼 또렷하고 명확하고 깔끔한 정자체의 글씨입니다. 아름다워요. 역시, '정자'로 글씨를 쓰는 것은 불교 관련 의식용 문서에 한정되는것 같네요. 불경을 필사하는 것이 가장 그 대표적인 예시이고요. 동시대에 이렇듯, 목적에 따라 글씨체를 다른 식으로 표현했다는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국보, 手鑑 翰墨城입니다. 저는 이걸! 보려고! 여길! 왔죠!!! 아마 시기에 따라 다른 페이지를 전시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같은 아쉬움도 들었지만 뭐 네 어쩔수 없죠ㅠ 흑흑 手鑑는, 고필 작품들을 조각조각 잘라 감상하기 편하도록 앨범처럼 모아놓은 것을 말합니다. 

栂尾切, 만요슈를 쓴 작품입니다. 요즘 왜 이렇게 만요가나에 흥미가 생길까요..? 그치만 不相見者를 あひみては라고 쓰는건 진짜 재미있지 않나요? 하하. 음독과 훈독이 섞여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현대 일본어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해요(ㅋㅋ)

烏丸切, 무척이나 유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취향이야

伝藤原公任의 세 작품은 역시 자유롭고 물이 흘러가는 것같은 유려한 힘이 느껴집니다.

詩歌切입니다. 어쩜 저렇게 작은 글씨인데도 저렇게 깔끔하고 아름다울수 있지..? 흑흑..

아니 그리고... 白氏文集切인데요.............. 아니 왜 여기 계세요.......... 다른 페이지는 국보로 소중하게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계신데.... 왜 여기서 이렇게 잘려계세요 흑흑...... 저 먹색의 농담 표현을 제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다니 어흑흑..... (도쿄 국박도 어서 공개 일정을 잡아주셔라; 제발;;)

크게도 보세요...

이것도 일단, 마찬가지로 伝藤原行成의 猿丸集切인데요. 무척이나 아름답긴 한데, 조금 뭐랄까 귀여움이 느껴지는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선의 굵기에 대한 대비가 다른 작품에 비해 더욱 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尾形切도 伝藤原行成라고 하고 있긴 한데요. 한 글자 안에서의 선의 강약표현이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억양표현의 대비감이 전체적으로 강한게 조금? 다른 작품들과는 결이 다르지 않나 싶네요. 붓끝이 날카롭게 살아있는, 종이 위를 흐르듯이 표현된 유려함이 있어요. 아, 伝藤原行成의 和泉式部日記가 조금 비슷하게 장식적 유려함으로 나타났던 것 같기도요.

伝藤原佐理의 紙撚切입니다. 갈필을 꽤나 특징적으로 많이 쓰면서도 동시에, 먹의 색 대비가 무척이나 강합니다. 그야말로 힘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伝小野道風의 本阿弥切입니다. 역시...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져요(?)

伝紀貫之의 名家家集切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흐르는듯한 선을 쓸수가 있을까요? 마치... 현대로 따지면 잉크가 아주 부드럽게 잘 나오는 유성 펜으로 글씨를 쓰는것처럼 말이예요...

마찬가지로 伝紀貫之의 高野切입니다.

변체가나인 可와 の가 나란히 붙어있어요! 정말 좋은 교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止와 と의 정확히 중간 형태의 글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예요. 정말 그야말로, 서체의 '교과서'라고 불릴만 합니다.

최근 대하 드라마에서도 백거이 문집이 소재로 등장했다고 하던데, 아니나다를까 여기에도 또 있네요. 물론 저에게는 국보 뿐이지만^^

여기까지가 手鑑 전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경 사경을 구경했습니다. 

역시 전시 작품 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 관람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더라고요.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정도? 제가 그간 다녔던 전시회에서 어땠는지를 생각하면 의외라고 해야하나 작품 수가 적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해야하나(?)

이 미술관은 역시 부지와 설계에서도 자본력이 엿보인 만큼, 굿즈샵도 꽤나 괜찮더라고요. 그치만 가장 중요한건..? 手鑑를 제대로 실어 준 도록이 없어요....... 제발.... 모든 작품 한꺼번에 싣고 도록 만들만 하잖아.... 제발.... 제발 내주세요ㅠ 어흑흑.. 제가 진짜 전시회 갔다가 도록 한 권도 못 사온 전시회도 또 처음이야... 어쩜 이래..?

아무튼 그건 그건데, 요즘 여러 관광지 다니면서 느끼는게, 관광객 끌 목적인 흔하고 뻔한 가게들은 허접한 퀄리티거나 싸구려 제품들 똑같은거 늘어놓고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리고 좀 예쁘고 요즘 분위기로 깔끔하게 꾸며 놓은 가게들은 가격대가 있는 제품을 팔지만, 제 기준에는 약간.. 진정성이 없다고 해야하나 근본이 없다고 해야하나ㅎ 예쁘기만 한 제품들? 그리고 가끔 있는 진짜 제대로 된 가게들은, 분위기는 허름하지만 물건은 무척이나 훌륭하고 또 동시에 너무 비싸서 감히 넘볼 수 없는 정도의 가격대를 자랑하시죠.. 하하. 
그래서 그렇게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결국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직접 만드는 굿즈류가 독특하면서, 작품에 대한 존중도 있고 퀄리티도 평균 이상이라 좋더라고요. 가격대가 살짝 있기는 하지만 과도한 수준은 아니기도 하고요. 물론 모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그런 센스가 있는 것은 아니긴 하겠지만 그래도 왠만하면 나쁘지 않은것 같아요. 특히 도쿄 외 지역이라면 관광객을 타겟팅 해야해서 더 특색을 살리기도 하고요. 저는 나고야에 가서도 도쿠가와 미술관에서 선물용 과자를 사 온 사람이니까요. 하하. 그래서 이번에도 MOA미술관 굿즈샵에서 선물용으로 굿즈를 샀습니다. 국보 작품이었던 매화 그림 병풍을 소재로, 종이에 엠보싱으로 표현한 걸 팔길래 해당 작품의 포스트 카드와 세트로 해서요! 받으시는 분도 흔히 볼 수 있는게 아닌데 예쁘다고 꽤 기뻐해주시더라고요 헤헤.

그리고 이 미술관 부지 내에는 제법 괜찮은 식당과, 아름다운 케이크를 파는 카페도 있습니다. 특히 미술관 건물이 고지대에 있는 만큼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에 이곳에서 식사나 디저트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것 같습니다. 저는 초밥을 먹고 싶어서 내려왔지만요 헤헤. 미술관에서 나오자마자 버스가 기다리고 있길래 후다닥 달려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올라갈땐 걸어올라갔지만 내려올땐 버스를!

아타미 역 앞에서 버스를 내려, 아타미 선비치와 상점가가 있는 곳을 향해 10분 정도 걸어갔습니다.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고 주변 구경도 할 겸 날씨도 좋아 충분히 걸을만 하더라고요. 저쪽 높은 곳으로 아타미성이 보입니다.

이건, 熱海桜 아타미 사쿠라라는 품종이라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河津桜 카와즈 사쿠라와는 꽃술 부분이 약간 다르게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꽃 사이사이에 동박새와 참새들이 아주 봄날 햇살을 만끽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사진을 찍었답니다ㅎㅎ 그리고 저의 카메라는 이 사진을 끝으로... 배터리가 바닥 나 오늘의 역할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래도 귀여운 참새 궁둥이 사진을 얻었으니 저는 만족해요. 헤헤.

식사를 할까 어쩔까 하다가, 디저트를 먹으러 갔습니다.
https://tabelog.com/shizuoka/A2205/A220502/22000013/

 

カフェ・ド・シュマン (来宮/フレンチ)

★★★☆☆3.33 ■予算(昼):¥4,000~¥4,999

tabelog.com

カフェ・ド・シュマン 静岡県熱海市銀座町1-22
카페 드 슈만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긴자초 1-22

차분하면서 우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입니다. 식사가 메인이지만, 식사 시간이 아닐 때에는 커피와 디저트를 제공하고 계시더라고요. 가게에는 연령대가 높은 종업원분들이 계셨는데, 무척이나 친절하게 대응해주시고 능숙함이 느껴져서 편안했습니다. 

제가 주문한건 서양배 클라푸티라는 케이크와 따뜻한 블렌드 커피였습니다. 블렌드 커피는 제가 평소 마시던것보다는 진했는데, 차갑고 달달한 디저트에는 아주 잘 어울리더라고요! 클라푸티라는 케이크는 생소했지만, 그만큼 궁금하기도 해서 주문해봤습니다. 서양배를 부드럽게 조린 것을 푸딩 같은데에 넣고 함께 굳힌 방식의 디저트였습니다. 위에는 진한 캬라멜 시럽도 뿌려주셨어요. 조금 지친 발도 쉬고, 배터리가 바닥을 보이고 있던 제 스마트폰과 함께(?) 저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의 가게는 도쿄에서는 찾기 어려운것 같은데, 이런 곳이야말로 여행지의 묘미가 아닐까요?

그리고 저는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 할 것들을 사고 가게들 구경을 하며 슬슬 아타미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저녁을 먹고 돌아가볼까? 싶어서요. 시간이 좀 애매해서, 괜찮은 가게들은 브레이크 타임에 들어간 시간대길래 역 근처에서 체인점인 초밥 가게를 들어갔습니다.

체인점인 만큼 저렴한 초밥세트인데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아니 사진보다 훨씬 퀄리티가 좋은데?! 역시 이게 바로 산지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하하. 초밥 세트에 생맥주까지 곁들여 먹으니 여행의 마무리로 너무 완벽하더라고요.

밥을 먹고 나오니 달달한 디저트가 땡기지 뭐예요(?) 바로 근처에서 파는 온천 만쥬를 사먹었습니다 헤헤. 쫀득하고 따끈한 만쥬가 디저트로 너무 완벽했어요.

그리고 제가 먹을 용도로 밤 양갱을 사왔습니다 헤헤. 물론 집에 와서 이미 다 먹었는데, 시판 양갱의 미끌한 식감이 적고 부드러우면서 진한 맛이 무척이나 좋더라고요...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양갱은 이렇게 좋은거였구나! 하고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양갱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아서 굳이 사먹어볼 생각을 여태 못 하고 살았었거든요. 그치만 이제 앞으로는 괜찮은 화과자 가게를 가면 꼭 양갱을 사먹어보게 될 것 같아요. 늘 그렇겠지만, 이런 식으로 제 세계가 넓어지는거겠죠? 하하.

 

돌아오는 길에는, 동쪽으로 보이는 바다 위로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무척이나 아름다운 빛깔로요. 이렇게 도쿄 근교, 시즈오카현 아타미로 당일치기 여행을 마무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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