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かな書道 연습

240209 글씨 연습과 아악과 화과자

센. 2024. 2. 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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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해가 바뀌고 나선 글씨 연습 포스팅을 한번도 안했었네요. 물론 글씨 연습은 꾸준히 했습니다. 일도 취미도 바빠지긴 해서 12월보단 확실히 연습 시간이 줄어버렸지만... 아무튼 또 서예 수업을 다녀왔고, 지금의 저의 과제는 連綿의 연습을 마무리 지었으니 이제 이걸 料紙에 완성해보는 것. 

꽤 오랜 숙제이고 아마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 저는 원래도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글씨를 쓸 때도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쓰지 못하고 너무 템포가 빠르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수업 때는 선생님께서 雅楽를 들어봤냐고 하시더라고요. 헤이안 시대 때 궁정을 중심으로 발달한 일본의 전통 음악인데 아마 그걸 들으면 당시의 템포를 조금 더 알 수 있을 거라고요.

이건 국립 극장에서 공개하고 계시는, 재작년 11월의 아악 공연입니다. 올해 3월 31일까지만 공개한다고 하긴 하는데... 아무튼 붙여둡니다. 음악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들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연습하니, 제법 맘에 드는 글씨가 나오던걸요!? 그게 위의 사진입니다. 근데 料紙에 쓰자마자, 종이가 먹을 흡수하는 정도가 전혀 달라서, 또 이건 다른 연습이 필요하더라고요. 하하. 아직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雅楽 공연을 직접 볼 만한 데가 없나 하고 찾고 있어요. 마침 곧, 궁내청 시키부직 악부(宮内庁式部職楽部)가 연주하는 중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공연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예요. 그 외에도 꽤 자주 공연은 있는듯 한데, 아무래도 궁내청 소속 분들이 일본 내에서는 제일 잘 하시는 분들이겠죠?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경험해보는건, 무조건 좋고 훌륭한 걸로 입문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아마 이 분들의 공연은 자주 있는 것도 아닐 듯 한데.. 하는 기분으로 고민중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번 서예 수업 때 무척이나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비꼬는게 맞음) 수업에 가니 한 시간 후에 체험 수업으로 새로운 사람이 올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군요, 싶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약간 나이가 있는 남자래요. 원래 저희 선생님 수업은 여성 전용이고 남자는 다른 여자와 함께 올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조건을 걸어놨거든요. 아마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찾기 어려웠나 보더라고, 좀 더 잘 보이게 적어놔야겠다고 하시며 아무튼 그렇구나, 하고 있었는데 정말.... 정말...... 특이한 사람이더라고요.......... 너무 자기 세계가 강하고, 남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느낌? 그 사람이 먼저 돌아가자마자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고 저는 웃음이 터졌고 선생님은 너무 무서웠다며 바깥 공기 좀 쐬시겠다며 창문을 열고 마음을 진정시키셨답니다... 아무래도 선생님 자택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라 예민해지는 것도 당연하고, 자칫 잘못하면 공격성이 나올것 같은 타입이었거든요. 
옛날에 꽤 열심히 배웠던 경험이 있다고는 하는데, 오히려 그런 식으로 자기 안에 기준이 만들어져 있으면 남의 말 듣기 어렵기도 하잖아요. 체험 수업이라 선생님이 빌려 준 붓도 망가트려 놓고ㅎ 선생님이 앗 그러면 안되는데..! 하시는데 당황스러워 하고 계신게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허허. 결과적으론 개인 교습은 아니고 팀 교습 쪽으로 등록하게끔 잘 유도했는데, 그 사람이 가고 난 후에 한참 선생님과 대화를 하고 선생님을 진정시켜드리고 나왔답니다 허허.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편견일 수도 있지만 젊은 남자가 이걸 배우려고 하는 경우엔 조금 특이한 사람들이 많았더라고요. 그치만 뭐랄까.. 이해는 할 것 같아요. 마이너한 장르인데 굳이 찾아 오는 젊은 남자? 성향으로 따졌을때 특이할 확률이 좀 높기는 하죠ㅎ 같은ㅎ 

체험 코스를 적당히 마무리 짓고, 마지막에 질문 있냐고 선생님이 물으니 関戸本 필사를 올해 안에 끝내 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어이없어 하는 공기가 느껴졌습니다..ㅎ 물론 저도 ㅎ.. 물론 선생님은 아주 친절하시기 때문에 음.. 노력 여하에 달렸죠^^ 하고 대답해주시면서 실제로 그걸 필사하는 단계에 들어가게 되면 본격적으로 알려주겠지만, 関戸本은 완본으로 전해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맞지 맞지) 빈 부분을 에도 시대 서예가가 최대한 구현해서 채워 놓은 게 있기도 하고 (헉 그렇군) 종이 색 순서도 정해져 있고 (헉.. 그렇군!) 그리고 필사용으로 산다면 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추천하지 않아요(헐 그랬군!) 완본으로 필사하려면 元永本이나(맞지맞지)... 하고 말씀하시길래 저도 관심있어서 흘낏흘낏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헤헤. 아니 근데 진짜로(?) 関戸本은 어디까지나 古今和歌集의 한 사본인데,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 부분을 잘 모르고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금와카집은 총 1111수인데, 올해 안에 필사를 끝내겠다, 라는 목표가 뭘 가리키는건지도 불명확하고, 단순히 필사 하는것만이 목적이면 뭐.. 집에서 하시던지.. 하고 나중에 선생님도 말씀하시더라고요ㅎ 본인도 글씨를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랑 뭔가 명확한 형태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마음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아마 구분을 못하고 뭉개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1000수 넘게 있는 것도 모르는게 아닐지.. 저희 쌤은 기초인 いろは歌만 몇개월씩 시키는 분인데... 상대를 잘못 골랐어요 하하. 그나마 백인일수의 100수를 올해 안에 필사하고 싶어요, 정도면 뭐.. (끄덕) 할 만 할텐데요. 그리고 그 사람이 또 이건 藤原行成의 글씨죠? 하길래 선생님이 伝이죠ㅎ 하시더라고요. 아 너무 웃겨ㅠ... 저라도 똑같은 반응 했을거 같애서 더 웃겨....
선생님이 잠깐 자리 뜨셨을때 그 사람이 제 쪽으로 엄청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걸 당연히 눈치 챘지만, 절대 시선 안 주고 제 글씨 연습에만 집중했어요ㅎ 시선 안 줘 돌아가. 가. 나중에 선생님이랑 대화 하는 중에 또 체험 수업 문의가 왔다며, '이번엔 다행히 평범한 사람인것 같아!' 하시길래 저는 또 한참 웃었더랍니다 하하. 아무튼 아무 일도 없었던게 제일 다행이죠 뭐.

그리고 지난 수업부터 저는 선생님에게 요즘 SNS 문화를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하하. 마침 올해 NHK 대하 드라마에서 헤이안 배경인 작품을 만들고 있고 작중 인물로 藤原行成가 등장하기도 하니, 이 유행에 편승해 우리(서예회)도 사람을 좀 늘려보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야 젊은 사람들한테 어필이 될까! 하는 말씀을 하시길래, SNS와 유튜브? 유튜브 해요ㅎ 제가 찍고 편집도 할 수 있어요ㅎ 도와드릴게요ㅎ 하고 있습니다.. 그냥 제가 선생님의 글씨 쓰는 모습을 고화질 동영상으로 소장하고 싶은것 뿐이기는 한데... 헤헤.

지난 번에도 갔던 화과자 가게에서, 이번엔 桜餅(道明寺)와 草餅를 샀어요. 약간 뭉개진게 슬프지만. 

桜餅 사쿠라모치는, 벚나무 잎을 소금에 절인 것으로 모치부분을 감싸는 건 동일하지만 관동과 관서 지방에서 각각 다른 형태로 나타난답니다. 왼쪽이 관서 지방의 道明寺, 오른쪽이 관동 지방의 長命寺예요. 이 화과자 가게에도 두 가지 다 있었지만, 저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쪽이 취향이라 왼쪽의 도묘지를 골랐어요. 벚나무 잎 소금절임에서 강하게 풍기는 벚나무 향과, 쫀득한 떡 부분, 그리고 적당한 단맛의 팥, 세 가지 조합이 무척이나 기분 좋더라고요.

草餅는, 간단히 말하면 쑥떡이예요 하하. 한국에서 만드는 쑥떡보다는 좀 더 질감이 묵직한가? 싶은 기분도 드네요. 그치만 역시 풍부하게 풍기는 쑥향이, 아 봄이 왔구나! 하는 기분을 코와 입으로 느끼게 해주었답니다. 

지난번에 샀던 生上菓子는, 또 다양하게 예쁜 것들이 늘어서 있더라고요. ろうばい(蝋梅)는 조금 솔깃하긴 했지만.. 오늘은 사쿠라모치와 쿠사모치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서도 풍부하게 봄을 느끼고 있지만, 날씨도 실제로 제법 따뜻해진게 기분이 좋아요. 바로 며칠 전에 눈이 잔뜩 내려서 주변을 새하얗게 만들기도 했었지만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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