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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봄날의 기록

예년보다 늦게 벚꽃이 피었다. 특히 날씨가 유난히 오락가락하는 시기였다. 흐린 날씨에도 피어나는 벚꽃을 보며 예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크게 마음이 동하지도 않길래, 다들 유난을 떨어서 나는 좀 거리를 두고 싶은건가? 아니면 너무 이르게 겨울 찬바람 사이로 고개를 내밀던 핑크빛 벚꽃을 너무 많이 봐서 별 감흥을 못 느끼는건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냥 날씨 때문이더라. 쨍하니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얗게 피어나는 벚꽃은 역시 올해도 아름답더라. 금세 여름이라도 올 것 같은 봄날이었다.

도쿄 후지미술관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 전시회 2024/03/10 일

포스팅은 딱 한달간 뜸했지만.. 그래도 뭘 안 하고 살진 않았습니다 껄껄.. 연초에 다녀왔던 전시회도 그랬지만, NHK 대하 드라마 「光る君へ(빛나는 그대에게)」 를 방영하는 시기를 다 함께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겐지모노가타리 관련 전시회가 이곳 저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관심이 있는 건 또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때를 놓치면 아쉬울듯 하여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https://www.fujibi.or.jp/exhibitions/3202402241/ 源氏物語 THE TALE OF GENJI ─「源氏文化」の拡がり 絵画、工芸から現代アートまで─ | 展覧会 2024/02/24から2024/03/24まで開催。「源氏物語 THE TALE OF GENJI ─「源氏文化」の拡がり 絵画、工芸から現代アートまで─」に..

도쿄 국립박물관 상설전시관 2024년도 전시 일정

도쿄 우에노에 있는 도쿄 국립박물관의 2024년도 전시 일정이 공개되었습니다. 연도 기준이라 2024년 4월~2025년 3월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터에 다른 곳에 비해 공개가 좀 늦는 감이 있죠.. 특별전 정보도 공개되었는데, 총 다섯가지 특별전 중에 제가 딱히 끌리는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패스. https://www.tnm.jp/modules/r_free_page/index.php?id=1255 도쿄국립박물관 전시/행사 연간 스케줄 www.tnm.jp 이 페이지에서 '특별전' 항목에 체크하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관심이 갔던 건 올해의 국보 및 중요미술품의 공개 일정이었습니다. 본관 2실은 국보실입니다. 조명을 어둡게 한 공간에 한 작품만을 전시해 국보의 아우라를 느끼게 연출한 공간입니다. 해..

2024년 2월 일상, 전통악기와 소금빵과 고양이와 쉬폰케이크

전시회는 당장 갈만한게 없어서 좀 쉬었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니고.. 좀 퍼져 여기저기 싸돌아다니긴 해서 기록으로 남겨둘 겸 포스팅. 1. 笙(しょう) 체험수업 지난 번에 아악 공연에 다녀온 후, 남자들만 나오는 아악 공연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했지만 그건 말하자면 궁내청 악부의 문제에 가깝고, 아악 자체에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사실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실제 문화로써 향유하는 층에는 이미 여자들이 더 많은듯) 좀더 이것저것 관심을 갖다가, 역시 악기를 배워볼까? 하는 그런 생각에 도달해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당연한것 같기도 한데;; 아악은 관악기가 중심이라서, 그 중에 한 가지 배워볼만 한게 없을까 하고 찾아보는데 주선율을 담당하는 篳篥(ひちりき)는 약간 매력이 떨어지고 비슷하게 주선율..

도쿄 근교 여행, 아타미 熱海 MOA미술관 국보 전시 후기 2024/2/12

도쿄 도내 뿐만 아니라, 도쿄 주변에는 도쿄를 거점으로 삼아 근교로 짧은 여행 겸 다녀올만한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은 시즈오카 현의 이즈반도 伊豆半島입니다. 시즈오카의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반도라는 명칭에 알맞게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이 여행하기에 제격이지 않나 싶습니다. 시즈오카 중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도쿄에 가깝기도 하고, 바다와 산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는게 정말 매력적입니다. 도쿄에서 이즈를 향해 이동하다보면 후지산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그 기분도 무척이나 좋고요! 지난 전시회 후기 글에서 맥락없이 이야기했던, 이르게 분홍 벚꽃을 잔뜩 피워내는 河津 카와즈 지역도 이즈반도의 남쪽에 있답니다. 온천으로도 유명한 지역이예요. 연휴 마지막 날은, 그래서 하..

도쿄 시내 메구로와 시부야 주변 미술관 나들이 2024/02/11 일

이번 연휴 동안은 정말 일정을 가득가득 채워 돌아다녔네요. 그 둘째날은, 메구로와 시부야 주변 미술관입니다. 메구로 目黒 역은 JR 야마노테선으로 시부야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입니다. 날씨도 좋아서 슬렁슬렁 걸어다니기에도 좋았어요. 첫 목적지는 松岡美術館 마츠오카 미술관이었습니다. 메구로역에서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거리인데, 지나가는 길에 도쿄 정원미술관과 국립 과학박물관 부속 자연교육원이 있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여기를 들러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matsuoka-museum.jp/ 松岡美術館 松岡美術館のサイトです。 www.matsuoka-museum.jp 마츠오카 미술관은, 기업가인 마츠오카 세이지로 씨에 의해 창립된 사립 미술관입니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

중요 무형문화재 '아악雅楽' 특별공연 아사쿠사 공회당 2024/2/10 토

엊그제 썼던 글에서 아악 공연에 다녀올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제가 그렇게 말한다는건 이미 이렇게 저렇게 스케쥴 조각 모음을 해서 갈 계획을 세워놨다는 의미인데(?) 정보를 알게 된 날은 이미 인터넷 예매 기간은 지났고 당일 티켓만 남은 상황이었어요. 준비된 게 약 20장 정도라고 하길래 다른 일정을 끝내고 부랴부랴 아사쿠사 역으로 달려갔습니다(내가 아니라 전철이). 주말의 아사쿠사는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고요. 구정 연휴라서 더 그랬나? 일본인도 많고 중국인도 많고 한국인도 많고 그 외 외국인도 많고, 그러다보니 공회당까지 걸어가는것만 해도 제법 힘들더라고요; https://www.taitogeibun.net/our_events/zaidan_event_2023/2023_ga..

240209 글씨 연습과 아악과 화과자

뭐야. 해가 바뀌고 나선 글씨 연습 포스팅을 한번도 안했었네요. 물론 글씨 연습은 꾸준히 했습니다. 일도 취미도 바빠지긴 해서 12월보단 확실히 연습 시간이 줄어버렸지만... 아무튼 또 서예 수업을 다녀왔고, 지금의 저의 과제는 連綿의 연습을 마무리 지었으니 이제 이걸 料紙에 완성해보는 것. 꽤 오랜 숙제이고 아마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 저는 원래도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글씨를 쓸 때도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쓰지 못하고 너무 템포가 빠르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수업 때는 선생님께서 雅楽를 들어봤냐고 하시더라고요. 헤이안 시대 때 궁정을 중심으로 발달한 일본의 전통 음악인데 아마 그걸 들으면 당시의 템포를 조금 더 알 수 있을 거라고요.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

마쿠라노소시 제221단. 人の硯を引き寄せて、다른 사람의 벼루를 빌려다가,

第二二一段。 人の硯を引き寄せて、手習ひをも、文をも、書くに、「その筆、な使ひ給ひそ」と言はれたらむこそ、いと侘びしかるべけれ。打ち置かむも、人悪ろし。猶、使ふも、生憎なり。然、覚ゆる事も知りたれば、人のするも、言はで見るに、手など、良くも有らぬ人の、さすがに、物書かまほしうするが、いと良く、使ひ固めたる筆を、怪しの様に、水勝ちに、差し濡らして、「こはものややり」と、仮名に、細櫃の蓋などに、書き散らして、横様に、投げ置きたれば、水に、頭は、差し入れて、伏せるも、憎き事ぞかし。然れど、 然、言はむやは。人の前に居たるに、「あな、暗。奥、寄り給へ。」と言ひたるこそ、又、侘びしけれ。差し覗きたるを、見付けては、驚き、言はれたるも。思ふ人の事には有らずかし。 다른 사람의 벼루를 빌려다가 잠깐 글씨 연습을 하거나, 편지를 쓰거나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에 '잠깐만. 그 붓은 쓰지..

고금와카집 1. 年の内に / 在原元方 아리와라노 모토카타, 2. 袖ひちて / 紀貫之 기노츠라유키

年の内に 春は来にけり ひととせを こぞとや言はむ 今年とや言はむ としのうちに はるはきにけり ひととせを こそとやいはむ ことしとやいはむ - 在原元方 [현대어 해석] 年が変わる前に、春が来てしまったのなら昨日までの日は去年と言えばいいのか、今年を言えばいいのか。 해가 바뀌기 전에 입춘 날이 와버리다니, 지나 온 이 한 해를 작년이라고 해야할런지, 올해라고 해야할런지. 古今和歌集 巻一:春上 고금와카집 권1, 봄 상권에 실린 1번, 在原元方(ありわらのもとかた)(?~?) 아리와라노 모토카타의 시입니다. 아리와라노 모토카타는 아리와라노 나리히라의 손자입니다. 사실 오늘, 2월 4일이 입춘(立春)이라고 하길래 부랴부랴 포스팅을 해봅니다. 고금와카집은 봄 노래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첫번째 노래입니다. 이 시는 詞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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