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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75

季語 계절어/계어

季語라는 단어는 참, 한국어로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물론 이 블로그에서는 굳이 해석은 하지 않지만요. 원어 그대로의 의미를 느끼고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원래의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까지도 포함하도록 해석하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이쯤 되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구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季語 입니다. 季語라는 일종의 틀이 성립된 것은 12세기 이후라고 합니다. 그 후에 쓰여진 俳句에는 季語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만, 和歌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和歌에는 계절을 노래한 시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季語가 사용되고 있죠. 이러한 경우에 和歌에서는 계절 자체를 이야기하기보다는, 季語를 이용해서 표..

和歌이야기 2013.12.01

唐衣の歌 / 在原業平 아리와라노나리히라

唐衣 きつつなれにし つましあれば はるばるきぬる 旅をしぞ思ふ からころも きつつなれにし つましあれば はるばるきぬる たびをしぞおもふ - 在原業平 [현대어 해석] かきつばたの花を見ると、着慣れた唐衣のようになれ親しんだ妻を都に残して来た事が思い浮かんで、はるかここまでやって来た旅の辛さをしみじみと感じる。 카키츠바타(제비붓꽃) 꽃을 보니, 익숙한 당의를 걸쳐 입은듯 정든 부인을 수도에 남겨 두고 온 일이 마음에 떠올라, 먼 이 곳까지 온 여행의 괴로움에 몸서리 쳐지네. 在原業平(ありわらのなりひら)의 시입니다. 나리히라는 백인일수의 17번 ちはやぶる의 노래를 읊은 가인으로도 유명하죠. 해당 글에서도 설명했으나, 나리히라는 잘생긴 외모 뿐만 아니라 시를 짓는 실력도 뛰어난 것으로 무척이나 유명했습니다. 이 시는 古今和歌集(こきん..

よろづのことの葉

やまと歌は 人の心を種として よろづのことの葉とぞなれりける 世の中にある人 事 業しげきものなれば 心に思ふことを見るもの聞くものにつけて 言ひいだせるなり 花に鳴くうぐひす 水に住むかはづの声を聞けば 生きとし生けるもの いづれか歌をよまざりける 力をも入れずして天地を動かし 目に見えぬ鬼神をもあはれと思はせ 男女のなかをもやはらげ 猛きもののふの心をもなぐさむるは歌なり ‐古今和歌集 仮名序 紀貫之가 쓴 古今和歌集의 가나 서문입니다.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할까 고민하다 잡담으로. 해당 글의 설명과 함께 다른 잡담도 해볼까 싶습니다. 일본 고전문학의 정수에 있는 万葉集는 平安 보다 이전, 奈良 시대에 쓰여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도읍 천도 후 귀족중심의 문화가 가장 화려하게 꽃 피웠던 10세기 초, 紀貫之를 중심으로 가집 「古今和歌集」가 ..

言の葉の庭

최근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극장에서 개봉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죠. 新海誠 감독의 「言の葉の庭」입니다. '愛'가 아닌, 그보다 더 옛날 万葉集의 시대에 있었던 '孤悲(こい)'의 이야기. 그것을 이 작품은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万葉集에 실린 和歌 두 수가 작품 내에 등장하며 스토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감상을 적어보려 합니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친절한 설명은 기대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덧붙여 영화를 아직 보지 않으셨거나 앞으로 볼 예정을 가지신 분께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내용 전반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부디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雷神の 少し響みて さし曇り 雨も降らぬか 君を留めむ [雨が振ったら、君はここに留まってくれるだろうか] 雷神の 少し響みて 降..

和歌이야기 2013.08.27

枕草子 마쿠라노소시 / 清少納言 세이쇼나곤

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11세기 초, 平安 헤이안 중기인 1001년의 문학 작품으로 百人一首 62번의 가인이기도 한 清少納言 세이쇼나곤이 쓴 일종의 에세이집입니다. 이는 紫式部 무라사키 시키부의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와도 동일한 시대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두 작품이 함께 비교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세이쇼나곤도 무라사키 시키부도, 一条天皇이치죠 천황의 두 황후의 궁녀로 함께 입궐 했기 때문에 동시대의 라이벌 같은 관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세이쇼나곤은 中宮定子(ちゅうぐうていし)의, 무라사키 시키부는 中宮彰子(ちゅうぐうしょうし)의 궁녀였습니다. 이 두 작품을 비교하여 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는 もののあはれ 모노노아와레의 문학, 枕草子 마쿠라노소시는 をかし 오카시의 문학이라고 불리죠. 이와 관련된 자세한 ..

2013. 6. 21. 근황

오랜만에 몇가지 내용을 포스팅 하고 근황을 조금. 사실은 최근 다른 일 때문에 源氏物語 공부를 하게 되어 그 내용을 정리해서 적어놓은 것 뿐입니다만. 허허. 앞으로도 쓸 내용이 많군요. 처음 블로그를 만들면서 쓰려고 했던 내용 중에서 반도 다 못 채운듯. 藤原行成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쓰고 싶은데, …이 분이 별로 유명한 분이 아니다보니. (애도) 清少納言이나 枕草子에 대해서도 좀 쓰고 싶구요. 源氏物語도 그렇지만, 이렇게 적어내려가고 있으면 정말 藤原道長 시대는 대단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네요. 이 시대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거에만 일생을 바쳐도 부족하겠죠. 그야 源氏物語 한 작품만 붙잡고 있어도 부족할텐데요 뭐. 순수하게 개인적 취향입니다만, 사실은 源氏物語 보다 枕草子를 좋아합니다. 국내 번역..

もののあはれ 모노노아와레와 をかし 오카시

平安 중기를 대표하는 두 고전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와 枕草子마쿠라노소시입니다. 이 작품의 작자는 각각 紫式部무라사키시키부와 清少納言세이쇼나곤으로, 그녀들은 동시대의 정치적 라이벌 관계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紫式部는 百人一首 57번의 작자, 清少納言은 百人一首 62번의 작자이기도 합니다. 이 둘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점도 들어, 紫式部は腐女子、清少納言はブログ女라는 농담까지 생길 정도인데요. 그만큼 동시대를 살았던 두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이나 작품세계에서도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활동했던 시기는 藤原 가문의 摂関政治가 절정을 맞이했던 藤原道長의 시대입니다. 이에 관련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으니 천천히 하도록 하고.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もののあはれ와..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 / 紫式部 무라사키시키부

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 平安 중기에 쓰여진 장편 소설입니다. 中宮 彰子의 女房 였던 紫式部 무라사키시키부가 그 작자라고 전해지고 있죠. 시키부는 百人一首 57번의 작자이기도 합니다. 이 源氏物語는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전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출판되어 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고, 일본 내에서는 소설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재생산 되고 있습니다. 영화로도 여러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만, 大和和紀의 「あさきゆめみし」라는 유명한 소녀만화 또한 源氏物語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A을 제작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결국 이것은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源氏物語 자체를 원작으로 한 TVA 시리즈, 「源氏物語千年紀Ge..

백인일수 57. めぐりあひて / 紫式部 무라사키시키부

めぐりあひて 見しやそれとも わかぬ間に 雲がくれにし 夜半の月かな めぐりあひて みしやそれとも わかぬまに くもがくれにし よはのつきかな - 紫式部 [현대어 해석] やっと久しぶりに巡り会えたのに、それが君かどうか分からないうちにあの人は姿を隠してしまった。まるで雲間に隠れてしまった夜半の月のように。 오랜만에 겨우 만나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그대인지 아닌지 모르는 새에 모습을 감춰버렸다. 마치 구름 사이로 금새 모습을 감추어버리는 한밤중의 달인 것처럼. 紫式部(むらさきしきぶ)(970?~1014?)의 시입니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헤이안 중기의 가인으로, 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궁궐에서 一条天皇이치죠 천황의 中宮彰子황후 쇼시를 모시며 궁 내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紫式部日記무라사키 시키..

백인일수 9. 花の色は / 小野小町 오노노코마치

花の色は 移りにけりな いたづらに わが身世にふる ながめせし間に はなのいろは うつりにけりな いたづらに わがみよにふる ながめせしまに - 小野小町 [현대어 해석] 桜の花はむなしく色あせてしまった、春の長雨が降り続けている間に。そして私もいつの間にか、歳をとってしまった、この世のむなしさに思い悩んでいる間に。 벚꽃도 어느샌가 허무하게 빛이 바래버렸네, 봄의 긴 장마가 끊임없이 내리는 사이에. 그리고 나 또한 어느샌가 나이가 들어버렸네, 이 세상의 허무함에 골몰하고 있던 사이에. 小野小町(おののこまち)(생몰년 미상)의 시입니다. 9세기 후반에 살았던 인물로, 古今和歌集(こきんわかしゅう) 고금와카집 서문에서 노래가 뛰어난 여섯 인물을 뽑은 六歌仙(ろっかせん) 육가선 중 유일한 여성입니다. 일본에서 손에 꼽는 세계 3대 미녀에 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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