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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今和歌集 고킨와카슈, 고금와카집에 대하여

古今和歌集(こきんわかしゅう) 고킨와카슈, 고금와카집은 헤이안 시대에 편찬된 가집으로 전 20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천황의 명을 받아 만들어진 '칙선 와카집'으로써는 가장 첫 가집입니다. 보통은 古今集(こきんしゅう) 고킨슈, 고금집으로 줄여 부르곤 합니다. 잠깐 사족을 달자면.. 저는 워낙 이것에 익숙해 古今이라는 글자를 보면 こきん이라고 읽게 되는데.. 이건 이 경우에만 이렇게 읽고, 보통은 ここん이라고 읽는게 맞다고 하더라고요..? 뭐지 날 향한 덫인가..? 아무튼.. 고금와카집은 醍醐天皇 다이고 천황의 명으로 편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에는 이미 나라시대 후기에 성립된 万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엽집이 있었는데, 가나 서문의 내용에 따르면 이 만엽집에 실리지 못한 옛 시대의 시부터 당시..

백인일수 33. ひさかたの / 紀友則 기노도모노리

ひさかたの 光のどけき 春の日に しづ心なく 花の散るらむ ひさかたの ひかりのどけき はるのひに しづこころなく はなのちるらむ - 紀友則 [현대어 해석] のどかな光が降り注いでいる春の日なのに、なぜ桜の花は心も落ち着かずに散ってしまうのかな。 이렇게 평화롭게 볕이 내리쬐는 봄날에, 어찌하여 벚꽃 잎은 차분한 마음 없이 떨어져 버리는 걸까. 紀友則(きのとものり)(845?~907)의 시입니다. 기노 도모노리는 40세까지도 관직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시를 짓는 것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이미 알려져 있어 궁에서 주최하는 시 경연 등에 참가하곤 했다고 합니다. 897년이 되어서야 관직에 진출했는데, 이후 그는 사촌 지간인 기노 츠라유키 등과 함께 古今和歌集 고금와카집의 편찬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금집의..

도쿄 국립박물관 상설전시관 후기 2024/1/14 일

우에노에 있는 도쿄 국립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특별전에 다녀오고서, 채 두 달이 안 지났네요..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좋아 바깥을 걷는 것도 제법 즐거웠답니다. JR 우에노역에 있는 우에노 공원에는, 무척이나 많은 문화 예술 공간이 모여있습니다. 도쿄 문화회관, 국립 서양미술관, 구 도쿄 음악학교 주악당, 도쿄도 미술관, 우에노 동물원, 국립 과학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등등이요. 물론 공원이라고 말하는 만큼, 당연히 공원 부지도 있습니다. 국립 과학박물관에서는 작년 10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꽤 긴 기간 동안 일본의 식문화를 탐구하는 和食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다녀 온 후기가 꽤나 좋고 관심 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긴 한데... 저길 갈 거면 국립 박물관을 한..

백인일수 31. 朝ぼらけ / 坂上是則 사카노우에노고레노리

朝ぼらけ 有明の月と 見るまでに 吉野の里に 降れる白雪 あさぼらけ ありあけのつきと みるまでに よしののさとに ふれるしらゆき - 坂上是則 [현대어 해석] 空がかすかに明るくなってくる明け方頃、有明の月かと思うほど、吉野の里に白雪が降り積もっている 하늘이 약간 밝아 오는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녘에, 새벽달인가 생각할 정도로 吉野 요시노 마을에 흰 눈이 쌓이고 있네. 坂上是則(さかのうえのこれのり)(?~?)의 시입니다. 이 사람은 헤이안 전기의 가인으로 三十六歌仙 36가선 중 한명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크게 기록이 남아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시를 통해서나마 그가 느꼈을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건 무척이나 다행인 일일지도 모릅니다. 朝(あさ)ぼらけ는 밤에서 아침이 되는 사이, 주변이 슬며시 밝아져 오는 시간대를 ..

240112 서예 수업, 그리고 커피와 화과자

서예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 여행에서 사온 과자와 포스트 카드 선물도 드리고, 전시회 구경한 이야기도 하고 새로 진도도 나가고요. 맞아, 드디어 제가 いろは를 졸업했습니다!! 우하하! 연휴 동안 연습을 아예 안 한건 아니었지만 그 외에도 재미있는게 너무 많다보니 조금 게을러졌던 것도 사실이고.. 그간 고필 작품들을 너무 많이 접하니까 눈이 확 높아졌는데 그에 비해 제 손이 안 따라와주니 글씨 쓰다가 답답함을 느끼던 것도 사실이고요... 직전까지도 썩 마음에 드는게 나오질 않았는데, 수업에 가서 차분히 집중하고 쓰니 제가 보기에도 제법..? 나쁘지 않은..? 글씨를 쓰더라고요? 하하. 이제 料紙에 써서 완성하면 돼.. (물론 이건 또 다른 높은 산..) 그래서 다음 진도는 두 글자 씩 이어 쓰는 連..

마쿠라노소시 三巻本 별책 12. 薄様色紙は、 얇은 종이는,

一本 十二。 薄様色紙は白いの。紫。赤き。刈安染(かりやすぞめ)。青きもよし。 얇은 종이는, 하얀 것. 보라. 붉은 빛. 苅安染. 푸른 빛도 좋다. 지난 번 글에서, 枕草子 마쿠라노소시 판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제가 읽고 있는 ちくま学芸文庫에서 출판된 버전은, 能因本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三巻本의 내용 중에 소개 하고 싶은 것이 있어 포스팅 해 봅니다. 三巻本(さんかんぼん)에는 특히, 중간에 「一本 きよしと見ゆるものの次に」 라고 운을 떼며, 각 주제에 따라 짧게 자신의 생각을 적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을 '一本' 이라고 일컫는데, 이 내용은 三巻本 외에는 발견되지 않고 있어 최종 원고와 별도로 다른 책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남아 있습니다. 이 별책 부분은 '밤이 될수록 더 좋은 것' 을 소..

백인일수 50. 君がため / 藤原義孝 후지와라노 요시타카

君がため 惜しからざりし いのちさへ 長くもがなと 思ひけるかな きみがため おしからざりし いのちさへ ながくもがなと おもひけるかな - 藤原義孝 [현대어 해석] あなたのためならこの命も惜しくなかったのに、こうして逢瀬を遂げた今はいつまでも長く生きていたいと思うようになってしまった。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 목숨 하나쯤은 아깝지 않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당신을 직접 만나고 난 지금에는 영원처럼 함께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네. 藤原義孝(ふじわらのよしたか)(954~974)의 시입니다. 겸덕공, 후지와라노 고레타다의 아들이자 서예가로 명성을 떨친 후지와라노 유키나리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집정 하에서 관직 생활은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젊은 나이였던 요시타카 19세 때(972년)에 아버지 고레타다가 사망했고, 불심이 깊었던..

백인일수 45. あわれとも / 謙徳公 겸덕공, 후지와라노 고레타다

あわれとも いふべき人は 思ほえで 身のいたづらに なりぬべきかな あわれとも いふべきひとは おもほえで みのいたづらに なりぬべきかな - 謙徳公 [현대어 해석] 私を哀れだと思ってくれる人は思い浮かばず、私は儚く死んでいくのだろう。 나를 애처롭게 여겨 줄 사람은 떠오르지 않고, 나는 그저 무상히 죽어 가겠구나. 謙徳公(けんとくこう), 즉 藤原伊尹(ふじわらのこれただ/これまさ)(924~972)의 시입니다. 딸이 冷泉天皇 레이제이 천황의 황후로, 花山天皇 가잔 천황의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말년에는 섭정・태정대신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오래 지나지 않아 방년 48세의 나이로 병사하게 됩니다. 고레타다의 손자가 바로 당대 서예가로 명성을 떨쳤던 후지와라노 유키나리입니다. 당대 유력 가문을 이끌던 인물로, 그러한 배경 덕인지 호사를 ..

기획전 「よそほひの源氏物語」겐지모노가타리 복식 전시회 후기 2024/1/7 일

2024년 1월 7일, 어제 날짜로 NHK에서 「光る君へ(빛나는 그대에게)」 라는 대하 드라마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헤이안 중기를 배경으로, 겐지모노가타리의 작자인 '무라사키 시키부'를 주인공으로 삼아 당대 최고 권력을 자랑하던 '후지와라노 미치나가'와의 관계를 그려내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공영 방송사인 NHK에서는 정기적으로 대하 드라마를 제작해서 방영하기는 하지만,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는 무척이나 오랜만인데다가, 그간 대하 드라마에서 다루었던 헤이안 시대 인물은 모두 무인들이었기 때문에 무인이 아닌 주인공으로, 특히 헤이안 왕조 문화의 전성기인 시대를 다루는 것은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헤이안 중기 왕조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때다 싶어 여러가지..

猿滑の歌 배롱나무 노래 / 藤原為家 후지와라노 다메이에

배롱나무 꽃입니다. 사실, 여름내도록 피어 있는 배롱나무 꽃을 꽤나 좋아해요. 지금 사는 동네 근처에 유난히 배롱나무가 많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진 폴더를 정리하다가 배롱나무 꽃을 찍어뒀던 사진을 발견하고선, 문득 이 꽃을 읊은 노래가 없나 하는 궁금증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배롱나무는, 백일홍이라고도 불립니다. 국화과 꽃인 초본 백일홍과 같은 이름이죠. 초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하여 가을까지, 약 100일 간 피어있다고 하여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 것입니다. 百日紅, 일본에서도 같은 한자를 쓰고 サルスベリ 라고 읽습니다. 猿・滑り, 즉 원숭이가 미끄러진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이 명칭은 나무의 외피가 원숭이가 미끄러질 정도로 매끈하다는 뜻에서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꽃을 보는데에 정신이 팔려서 나무의 ..

和歌이야기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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